
오는 8일 선출될 신임 원내대표에게 요구되는 두 개의 주요한 과제는 결국 '강약 조절'이 핵심이다. 신임 대통령의 임기 초반 국정과제를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동시에, 대선 패배로 거대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과 협치를 이끌어내야 하는 유연함이 함께 요구되는 것이다.

2일까지 원내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3선의 김태흠 의원이 유일하다. 당내에서 가장 빠르고 분명하게 원내대표직 출마 의사를 밝힌 김 의원은 비교적 적극적인 자세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충남지사 차출설'에도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김 의원은 친화력이 좋고 원내 의원들에게 두텁게 신뢰를 받고 있다"며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김기현 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는데, 이러한 지지는 사실 예상을 뛰어넘은 수준이었다. 원내에서 호의적 평가를 두루 쌓았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이 출마를 망설이는 이유는 원내대표직까지 차지해 당 안팎으로 '윤핵관' 인사들이 전면에 나설 경우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반대로 이번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윤 당선인과 당 사이 끈끈함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의원은 "권 의원은 윤 당선인과 가깝다는 점도 장점이지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비롯한 상임위에서 원내 경험도 풍부하다"며 "정부 출범 초기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이 점을 높이 사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대선 승리 이후 '여당 원내대표' 자리에 후보자가 북적일 법도 하지만 예상 주자들의 움직임은 이처럼 조심스럽다. 덩달아 의원들의 표심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윤 당선인 역시 이 사안과 관련한 의중에 말을 아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이 그간 내놓은 여러 공약의 공이 국회에 달려 있는 만큼 면밀한 협조가 필요하지만,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해온 만큼 직간접적 제언으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의원은 "이맘때면 후보자들이 밥을 먹든 얘기를 나누든 하자며 연락이 쏟아지기 마련인데 상대적으로 뜸한 것 같다"며 "다음주가 선거인데 동료 의원들끼리도 누구의 출마 의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사실 이전에 여당일 당시엔 원내대표 선거에 청와대의 의중이 간접적으로라도 전해졌고,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다"며 "윤 당선인은 성향상 '간섭'으로 보일 수 있는 데 주의하는 것 같고, 사실 원내에 있는 입장에서도 대표에 대한 판단을 원내에서 내리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