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움직임은 북한이 김일성 생일 110주년인 오는 15일을 전후해 준비하는 무력시위 동향으로 관측된다. 특히 4월에는 북한이 강하게 반대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도 예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4월 위기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서욱 국방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 시설을 정밀 타결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례적으로 북한의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에 공개 경고를 하기도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은 최근 많은 도발을 해왔다"면서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국제 사회의 추가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해왔다"며 "유엔에서 한국 및 일본, 그리고 전 세계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가정보국도 지난 달 7일 공개한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이 올해 핵 실험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북한이 이미 핵실험과 ICBM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만큼 어떤 방식이든 어떤 형태이든 7차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아울러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달 31일까지 촬영된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 상업용 위성 이미지를 분석하면서 최근 여러 대의 차량이 발사대 인근 VIP 참관 시설 근처에 주차한 사실에 주목했다.
이런 유형의 활동은 과거 북한의 위성 발사 전에 VIP 참관자를 위한 시설 점검이나 준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38노스는 "이런 활동이 향후 고위 관료의 추가적인 방문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가 게재한 신포 일대 위성사진을 보면 평소 신포조선소의 안전구역 내에 정박해 있던 영웅함의 선미 부분이 지난 22일 차양 막 바깥으로 나왔다가 23일 다시 차양 막 밑으로 들어간 장면이 찍혔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영웅함의 수리이거나 SLBM 시험 발사 준비, 전략적 기만전술 등의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은 지난 달 24일 ICBM을 고각 발사하며 모라토리엄을 파기한 뒤 핵 실험 재개 가능성, 화성 17형의 실제 발사 가능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가능성 등 현재 쥐고 있는 카드를 모두 공개하는 양상이다.
북한은 오는 15일 태양절을 전후한 다양한 계기에 그동안 준비해온 무력시위를 순차적으로 시행해 나가며 한반도 긴장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원칙적인 대응 태세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ICBM, SLBM 발사 등에 나설 경우, 한미는 이를 고강도 무력 도발로 규정하고 전략자산 전개 등 원칙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1일 북한 미사일 방어 부대인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와 대북 미사일 공격 부대인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를 확대 개편하는 자리에서 "현재 군은 사거리와 정확도, 위력이 대폭 향상된 다량·다종의 미사일을 보유해 북한의 그 어떤 표적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며, "특히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장관이 우리 군의 전략적 타격체계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북한의 추가 무력시위를 둘러싼 국민들의 불안을 일축시키는 한편 북측에도 전력 우위를 과시하며 추가적인 군사행동에 공개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북한의 연쇄적인 무력시위가 예상되는 4월 한반도 정세는 강 대 강의 대치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핵실험 재개 동향과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현재 북한의 핵실험 준비 동향 등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으며,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