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 DNA를 그대로 이어받은 듯 운전의 재미는 물론 멋도 챙긴 차. 출시와 함께 올해의 차와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을 동시에 수상한 차. 바로 재규어 F-PACE다. 이번에 시승한 재규어 F-PACE는 지난해 6월 출시된 부분 변경 모델, 재규어 뉴 F-PACE다.
뉴 F-PACE 첫인상은 당당하다. 볼륨감이 두드러지거나 각진 모습의 근육질 차량은 아니지만, 꽉 찬 느낌이 힘 있는 분위기를 풍긴다. 실제 차체 사이즈도 길이는 싼타페와 GV70의 중간인 4747mm이지만, 폭은 1936mm로 싼타페보다 최대 36mm 넓다.
시승차인 SE트림에는 전방 카메라를 사용해 반대편 차선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해 주는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와 애니메이션 기능이 있는 방향 지시등이 장착돼 있다.
전체적으로 공기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디자인한 측면부에 이어 후면부는 리어 스포일러와 함께 독특한 LED 테일램프가 돋보인다. 4개의 파이프라인으로 이뤄진 기존 쿼드 테일 파이프는 통합형으로 양쪽에 하나씩 장착한 것으로 변화를 줬다.
운전석에 앉아 보니 일반적인 차량의 배치와 다른 센터 콘솔에 당황했다. 기어 노브와 시동 버튼, 주행모드를 설정하는 다이얼이 자리 잡고 있는데 자동차의 드라이브 컨트롤로 보기보다는 다른 무언가를 조종한다는 느낌이다. 특히 주행모드 변경은 버튼처럼 누른 뒤 솟아오른 다이얼을 돌려 선택하면 된다. 드라이브 모드에서는 빗길, 빙판길, 눈길 등을 적용할 수 있다.
옵션 사양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요 정보를 윈드스크린에 표시해 준다. 주행 속도, 기어 위치, 내비게이션 안내 등을 풀 컬러 디스플레이를 통해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뉴 F-PACE의 새로운 인제니움 2.0리터 4터보 디젤엔진은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43.9kg·m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8단 자동 변속기와 조화를 이루며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효율성과 가속 성능을 높였다고 재규어 측은 설명했다.
뉴 F-PACE 최초로 도입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은 배터리로 차량을 운행할 경우 에너지를 저장해 엔진 구동을 돕는다. 17km/h 이하로 주행할 경우 엔진 구동을 멈추고 저장된 에너지는 다시 주행하면 엔진 가속에 사용된다.
운전 중 처음 느낀 점은 가속이나 감속 모두 확실히 힘을 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냥 발만 올리는 정도로는 반응하지 않고 확실히 가속과 감속을 해줘야 차가 반응하는데 일단 출발하고 나면 이후 반응 속도는 빠르고 운전자가 느끼기에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특히 운전자 주행 스타일에 따라 기어 변속 시점이나 스티어링을 설정할 수 있다. 곡선 구간에서 출렁임이나 쏠림도 안정적이다.
운전하는 재미도 있고 실내 공간도 넉넉하지만, 최근 친환경 흐름이 자동차 시장에서 대세인데 국내에 디젤 엔진만 출시한다는 것은 아쉽다. 탑승객 하차 모니터링 시스템이나 하차 시 후방 파킹 센서를 통해 최대 60km/h 속도로 접근하는 차량의 위험을 알려주는 등 다양한 운전자 보조 기술도 탑재돼 있다.
F-PACE는 D200 S와 D200 SE 등 2가지 트림으로 판매가 이뤄진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해 각각 7350만원과 79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