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연 6%를 넘어서면서 A씨와 같은 대출 수요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전환) 주담대 금리는 연 4.00~6.08%다. 지난해 10월 5%대로 들어선지 반년도 채 안 돼 6%대를 넘어선 것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4.17~6.08%였고,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의 금리 상단도 각각 5.93%, 5.842%로 6%에 근접했다. 주담대 금리가 6%를 넘어선 건 지난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
만약 A씨가 3억 원의 주담대를 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연 5%의 금리를 적용해 받는다면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은 161만 원이다. 같은 방식으로 6%의 금리가 적용될 경우 내야 할 돈은 180만 원으로, 약 20만 원이 불어난다.
같은 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형 상품(신규 코픽스 기준)의 금리도 3.48~5.234%로, 상단이 작년 10월 말과 비교했을 때 0.5% 포인트 가량 뛰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을 마련한 이들 사이에서도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맞벌이인 30대 B씨 부부는 작년 초 수도권에 전세를 끼고 집을 마련했는데, 내년 입주를 앞두고 "차액이 얼마 안 되더라도 집을 팔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입주를 위해선 주담대는 물론 신용대출까지 더해 6억5천만 원 가량의 대출자금을 끌어와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매달 상환액이 B씨 한 사람의 월급 수준이어서 버틸 수 있을지 물음표라는 것이다. B씨는 "앞으로 집값마저 떨어지게 되면 대책이 없을 것 같아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의 주담대 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국고채 금리가 많이 올랐고, 이에 덩달아서 금융채 금리가 올라가다보니 그 영향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 후반대로 돌아가긴 했지만, 지난 28일엔 3%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 여파로 주담대 고정금리를 산정할 때 지표가 되는 금융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도 28일 덩달아 3.229%로 치솟으며 2014년 8월 이후 7년 7개월 만에 3%선을 돌파했다. 30일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3%대인 3.044%였다.
은행권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빅스텝'(0.5% 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언급되는 등 긴축 기조가 더욱 분명해지고 있고, 이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다른 채권 금리 상승을 견인하는 만큼 조만간 주담대 금리가 7%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