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30일 정례회의를 통해 "우선 제재조치 간 일관성과 정합성, 유사 사건에 대한 법원의 입장, 이해관계자들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충분한 확인 및 검토를 거친 후, 심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만 기존 입장과 마찬가지로 '자본시장법' 위반사항과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사항이 함께 포함된 제재 조치안의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사항은 논의 일정에 따라 차질없이 심의해 신속히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 징계의 적법 여부를 가리는 소송에서 판결이 엇갈리면서, 금융당국의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징계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반면 하나금융그룹 차기 회장인 함영주 당시 부회장은 지난 14일 DLF 불완전 판매 관련 징계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함 회장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온 직후 금융위는 입장문을 내고 "1심 재판부와 판결을 존중하며 금융위·금감원은 판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은행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던 두 소송에서 결과가 갈리면서 금융당국으로서는 더욱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종 펀드 사태와 관련한 임직원 제재 심의가 지연될 가능성도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