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상당한 군사력을 소모한 것으로 추정된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세르지 키슬리츠야 주유엔(UN‧국제연합)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소모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키슬리츠야 대사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한 달여 동안 1만 7000만 명의 병력과 1700대 이상의 장갑차, 600여대의 탱크를 잃었다.
또 300대의 포대 시스템과 127대의 전투기, 129대의 헬리콥터, 100기의 로켓발사 시스템, 54개의 방공 시스템, 7대 전함도 피해를 봤다.
앞서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와 5차 평화회담 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군사활동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안보 보장을 전제로 러시아가 요구한 중립국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제안한 것에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과 영국은 러시아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 같은 결정이 키이우를 포위하려는 러시아의 목표가 실패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주도권 상실을 인정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인 루한스크와 도네츠크로 병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철수하는 게 아니라 재배치하는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키이우에 대한 위협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누구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 집무실) 발표에 속아서 우리를 바보로 만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서는 수천 명이 숨지고 400만 명이 피난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