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최고의 영예를 전통적인 미디어가 내놓은 작품들이 아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작품이 가져갈 것인지 여부였다.
그리고 결국 애플TV+ '코다'가 오스카 100여년 역사의 첫 주인공이 된 데 이어, 감독상의 주인공 역시 넷플릭스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이 가져가며 달라진 영화계 풍경과 OTT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에 올해 오스카를 뜨겁게 달궜던 수상작을 어떤 OTT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는지 정리해 봤다.
아직은 애플TV+ 아닌 국내 OTT에서 만나는 '코다'
각종 '최초'의 기록과 함께 작품상·남우조연상·각색상 등 오스카 트로피 3개를 휩쓴 영화 '코다'는 애플TV+ 작품이지만, 아직 국내 애플TV+에서는 만날 수 없다. 대신 국내 OTT인 웨이브, 티빙을 비롯해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시리즈온, IPTV 등에서 '코다'를 접할 수 있다.
'코다'(감독 션 헤이더)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가 어느 여름날, 우연히 노래와 사랑에 빠지면서 꿈을 향해 달리는 감동 가득한 뮤직 드라마다.
선댄스 영화제 37년 역사상 최초로 4관왕을 이루며 일찌감치 주목 받았던 '코다'는 애플TV+에서 선댄스 역대 최고가인 2500만 달러(한화 약 305억 원)의 판권 계약을 제안 받아 '위플래쉬'가 세운 800만 달러(한화 약 98억 원) 판매가 기록마저 넘어섰다.
오스카 역사상 최연소이자 최초의 농인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말리 매트린과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상을 휩쓴 농인 배우 트로이 코처, 다니엘 듀런트가 열연을 펼쳤다. 특히 '물랑루즈' '라라랜드'로 그래미상 2관왕을 받은 거장 마리우스 드 브리스가 음악 감독을 맡았다.
감독상 수상작 '파워 오브 도그'는 넷플릭스에서
1994년 시상식 이후 30여년 만에 감독상 후보에 오른 제인 캠피온 감독에게 트로피를 안긴 영화 '파워 오브 도그'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파워 오브 도그'는 '피아노'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제인 캠피온 감독이 12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파워 오브 도그'는 묘한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경외와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목장주 필이 주인공으로, 어느 날 필의 동생이 새로운 부인과 아들을 집에 데려오면서 필의 인생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찾아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967년 출간된 토마스 새비지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제인 캠피언 감독은 "소설은 여러 이유에서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다음에 벌어질 일을 짐작할 수 없었고, 놀라울 정도로 세밀했으며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영화 제목인 '파워 오브 도그'는 성경의 시편 22편 20절 '제 영혼의 칼에서 건지시며 저의 소중한 것을 개들의 힘(power of the dog)으로부터 구하소서'에서 따온 것이다.
국제장편영화상 '드라이브 마이 카', 4월 20일 왓챠 독점 공개
제74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가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미우라 토코)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오는 4월 20일 왓챠를 통해 독점 공개된다.
'타미 페이의 눈'부터 '크루엘라'까지 디즈니+에 다 있다
올해 오스카에서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장편 애니메이션상 그리고 의상상을 받은 작품들은 디즈니+에서 만날 수 있다.
제시카 차스테인에게 사상 첫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안긴 것은 물론 분장상까지 거머쥔 '타미 페이의 눈'(감독 마이클 쇼월터)은 오는 30일 디즈니+에서 첫 공개된다.
'타미 페이의 눈'은 1970~80년대에 남편 짐 베이커(앤드류 가필드)와 함께 세계적인 종교 방송망과 테마파크를 세운 TV 전도사 타미 페이 베이커(제시카 차스테인)의 흥망성쇠와 구원을 다룬 작품이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4시간에 걸친 분장, 억양 훈련 등을 통해 실존 인물인 타미 페이 베이커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첫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는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과거 인터뷰를 통해 "가장 좋아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자, 가장 위대한 뮤지컬 작품 중 하나이며, 잊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인 작품"이라며 원작 뮤지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전한 바 있다.
디즈니 오리지널 뮤지컬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마드리갈 패밀리 중, 유일하게 평범한 주인공 미라벨이 마법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을 '엔칸토'와 가족을 구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의 오리지널 송을 탄생시킨 린 마누엘 미란다는 디즈니 '모아나'의 '하우 파 아일 고'(How Far I'll Go)로 아카데미상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고, 그래미상을 받은 뮤지컬의 대가다.
디즈니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캐릭터의 탄생은 물론 배우 엠마 스톤의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크루엘라'는 재능은 있지만 밑바닥 인생을 살던 에스텔라(엠마 스톤)가 남작 부인(엠마 톰슨)을 만나 충격적 사건을 겪게 되면서 런던 패션계를 발칵 뒤집을 파격 아이콘 크루엘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의 의상을 담당한 제니 비번은 특수 전문 팀을 구성해 약 277벌의 의상을 제작했다. 그는 아카데미 2회 수상과 8회 노미네이트된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