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9일 비공개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림자와 기상, 기술적 요소 등 이유를 들어 이같이 보고했다.
군 당국은 먼저 북한이 25일 공개한 당일 발사 장면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를 지켜보는 그림자 방향을 분석한 결과, 서쪽에 그림자가 있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겼다. 해는 동쪽에서 뜨고 남쪽으로 가서 서쪽에서 지기 때문에 실제 발사 시간인 오후 2시 33분에는 북동쪽으로 그림자가 나기 때문이다.
서쪽에 그림자가 드리우는 시각은 오전 8~10시 사이다. 지난 16일 북한이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미사일을 쐈다가 공중폭발했는데, 이 때 발사 시간이 바로 오전 9시 30분쯤이다. 또 24일 오후 2시 30분쯤 순안은 대부분이 구름으로 덮여 있었지만 북한이 공개한 발사 장면 영상은 맑은 날씨였다.
게다가 화성-17형이 백두산 엔진을 4개 묶어 고출력을 냈기 때문에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3월 16일 발사 직후 공중폭발한 뒤 고작 8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실패 원인을 분석해 성공시키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각종 한미 공조회의에서 미국 측도 한국 측 분석 기법과 평가 내용에 동의했으며, 상세 분석을 진행 중이고 화성-15형으로 단정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고 보고했다. 또, 이 미사일을 고각발사가 아니라 정상각도로 발사할 때는 사거리 1만 3천km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남는 의문은 이런 기만술을 왜 영상까지 공개하면서 했는지다.
다만, 대외 메시지 측면도 아예 빼놓지는 않았다. 국방부는 "비행 제원을 기만해서라도 한미와 국제사회에 ICBM 능력이 고도화됐음을 강변해 군사강국 지위를 확보하고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