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를 만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시위를 비판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예산'에 대한 공식 입장을 '장애인의 날'인 오는 4월 20일까지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인수위는 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 현장을 찾아 장애인단체의 요구를 검토할테니 시위를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전장연은 시위 중단 여부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쳐 오는 30일 발표하기로 했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김도식 위원은 29일 오전 7시 40분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회의실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등과 면담했다. 면담은 약 30분 동안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시위를 비판한 이준석 대표와 관련해 "공당의 대표이신데 사과하시라 전달하면 좋겠다. 곧 여당의 대표가 되는데 왜곡된 방식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이준석 대표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난 25일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을 볼모로 삼는다"는 비판과 함께 전장연 시위 중단을 요구해 왔다.
전장연은 이날 인수위에 장애 단체들이 요구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에 대한 명확한 답을 달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인수위 측에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 △2023년도 예산안에 장애인 탈시설 권리 예산 807억원 반영 △장애인 활동지원 위한 예산 2조 9천억 원 편성 △하루 24시간 활동 지원 등을 요구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우리가 제출한 요구안은 2023년도, 급하게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장애인 권리예산을 반영해 달라는 것"이라며 "4월 20일까지 빠르게 결정해 답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장연 측은 이날 면담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이 자리에서 '너희들이 무엇을 요구하느냐'는 식의 설명을 하는 게 아니라 (인수위의) 답변을 듣는 걸 기대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오늘 면담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인수위 측은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임 의원은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출근 투쟁을 통해 타 시민들의 출근이 방해돼 조속히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요구사항에 대해선 다른 단체와도 소통해서 한 단계씩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인수위가 충분히 국민들에게 뜻을 알렸으니 26번째인 (출근길) 시위를 오늘이라도 멈춰달라고 이야기를 했다"며 "내일까지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