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는 미국 상무부에 보낸 답변서에서 "회사의 본사 위치에 따른 자의적 편애와 특혜는 보조금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사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계획하고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주요 반도체 기업에 요청했다.
TSMC는 미국이 기존 공급망을 중복해서 만드려고 하지 말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외국 인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이민 정책을 개혁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정부가 기업의 국적과 상관 없이 자격을 갖춘 모든 기업이 공평한 경쟁의 장에서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불거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위기 해소 등을 명목으로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 상원과 하원은 행정부 요청에 따라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증대를 위해 520억 달러의 연방 자금을 지원하는 '미국경쟁법안'을 각각 처리했고, 최종 조율을 위한 병합 심사를 거치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차례 미국 납세자의 돈은 미국 기업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최근에는 이 언급을 삼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파운드리 분야의 세계 1, 2위 업체인 TSMC와 삼성전자는 연방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국적에 따른 차별은 없어야 한다며 인텔 주장에 맞서왔다.
현재 상·하원에서 처리된 법안에는 외국 기업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블룸버그는 이 법안의 심사가 5월 말까지는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2년 후 양산을 목표로 텍사스주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 중이고, TSMC 역시 5㎚(나노미터) 반도체 생산을 위해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인텔도 오하이오에 반도체칩 허브를 구축하고 애리조나에 2개의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