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5조 8천억 달러(7100조원)에 이르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올해 10월 1일부터 내년 9월 30일까지인 2023년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은 우크라이나전쟁 등에 따른 국방예산, 청정에너지 등 기후변화, 전염병 관련 예산이 중점 편성됐다.
외형상으로는 올해 예산 6100억 달러보다는 줄었지만, 2조 달러 이상이 반영될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 Act) 관련 예산이 빠진 때문이다.
우선 국방 예산의 경우 7730억 달러(947조원)로 올해보다 8.1% 증액됐다.
핵전력 강화와 국방 분야 우위 유지를 위한 연구개발(R&D)비용에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이 배정됐다.
우크라이나 지원액 10억 달러, 유럽 방위구상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지원액 69억 달러 등도 포함됐다.
퇴역군인 지원부처인 보훈부 예산은 무려 32% 증가한 1190억 달러가 배정됐다.
보건복지부의 전염병 및 기타 생물학적 위협 대비 예산으로 82억 달러, 청정에너지 프로그램 및 기후 회복력 관련 예산으로는 210억 달러가 책정됐다.
예산안에는 세수 확대 등을 통한 재정 적자 축소 방안도 담겼다.
특히 자산 가치가 1억 달러(1200억원) 이상을 보유한 미국인에 대해 미실현 자산 수익 등 모든 소득에 20%의 최소 세금을 부과하는 '억만장자 소득세'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같은 부유세가 현실화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500억 달러(61조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350억 달러(43조원) 세금을 추가 지급할 것으로 추산됐다.
백악관은 새로운 세법이 제정되면 향후 10년간 3600억 달러의 추가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 제출된 예산안은 의회 심사 과정에서 상당 부분 변경될 가능성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