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헬멧'은 '룸 서울'과 '룸 알레포', 두 개의 에피소드를 번갈아 공연하는 구조다. 무대는 벽을 사이에 두고 빅룸과 스몰룸으로 나뉘는데, 관객은 자신이 입장한 룸이 어디냐에 따라 서로 다른 시선으로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룸 서울'과 '룸 알레포'에 모두 하얀 헬멧이 등장하지만 각자 의미하는 바는 다르다. 전자는 운동권 학생을 체포하는 사복경찰부대인 백골단을, 후자는 시리아 내전 당시 생존자를 구출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구조대를 뜻한다. 제작사 아이엠컬처 측은 "하얀 헬멧은 무너진 자유와 권리를 되찾기 위한 서울과 알레포의 투쟁을 상징하는 오브제"라고 설명했다.
'룸 서울'은 1987년 민주화운동이 배경이다. 백골단에 쫓겨 서점 지하로 피신하는 운동권 전투조 여성과 다리를 다친 남자 선배, 그리고 이들을 쫓는 백골단의 이야기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관계를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룸 알레포'는 시리아 내전이 배경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한 아이와 화이트 헬멧 구조대를 통해 전쟁의 참상과 이면의 아픔을 전한다.
김태형이 연출했고, 지이선이 대본을 썼다. '헬멧 A' 역은 이석준과 정원조가, '헬멧 B' 역은 정인지와 김주연이 캐스팅됐다. '헬멧 C' 역은 김지민과 김지혜가, '헬멧 D' 역은 이호영과 이정수가 연기한다. '헬멧 E' 역은 김도빈과 현석준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