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은 탈핵단체 측에서 제기한 공론조사 조작 의혹 사건을 지난해 12월 말 대전지검으로 이첩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자들의 주소지 등 관할을 고려해 대전으로 사건을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월성원전이 있는 경북 영주 양남면과 경주시, 울산북구 등 지역의 맥스터 증설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020년 10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재검토위), 월성원전지역실행기구 등의 공론조사 책임자 6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중앙지검에 접수된 후 대구지검 경주지청으로 이첩됐다가 경주경찰서에 다시 이송된 뒤에야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해 3월 해당 사건을 불송치 결정했다.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고발인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경찰의 불송치결정 10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피고발인 혐의에 대한 보완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건을 대전지검으로 넘겼다. 결국 사건이 서울중앙지검→대구지검 경주지청→경주경찰서→대구지검 경주지청→대전지검으로 핑퐁을 거듭한 셈이다.
대전지검은 앞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조기 폐쇄 의향이 담긴 문건을 제출하도록 하고, 이를 근거로 원전 폐쇄와 가동 중단을 결정하도록 한 혐의를 적용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 과정에서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결과를 조작하고 이사회에 제출해 한수원에 1481억원 상당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방해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됐다. 대전지검 수사팀은 현재 백 전 장관에게 정 사장의 이런 행위를 교사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 계기로 원전 수사를 꼽기도 해 향후 수사 향방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해온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만난 자리에서 "검찰총장 직을 그만둔 것은 월성원전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사건 처리에 대해 굉장한 압력이 들어왔다"며 "저는 검수완박 시도가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직접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