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미 청와대 대변인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27일 오전 10시 각각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내일 오후 6시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해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는 윤 당선인 측에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다시 전했다"고 했고, 김 대변인 역시 해당 연락을 받고 수용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의제 없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화답했다"며 "이철희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여러 차례 걸쳐 일정과 장소를 조율해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양자 회동의 성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16일 양측은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회동 무산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이 수석의 연락에 대해 보고를 받자마자 흔쾌히 속도감 있는 진행을 주문했다"며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경제적 파장, 안보에 있어서도 엄중한 상황에서 윤 당선인이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이 의미가 있으려면 유의미한 결실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늘 일관된 기조를 유지했다"며 "자연스럽게 두 분이 만찬을 하다 보면 국가적 현안과 과제에 대해 이야기할 계기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추가 의제 논의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장성민 당선인 정무특보는 회동 타결 소식이 보도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내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갖게 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만찬 회동이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의미 있는 날이길 기대한다"며 "지금 한반도는 코로나19라는 질병의 위협과 북한의 핵위협이라는 두 가지 안보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산적한 현안들이 쌓여 있는 시점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두 분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현안이 풀리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측은 별도 의제 조율 없이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가는 회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당초 언급이 안됐던 유 실장이 배석하게 된 데 대해선 "유 실장이 참석하는 것은 당선인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며 "이번 회동은 정해진 의제 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동은 지난 9일 대선 이후 19일 만에 전격 이뤄지는 것으로,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 중 가장 늦게 만나는 셈이다. 앞서 1992년 대선 이후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당선인이 18일 만에 만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