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전문위원 "플랫폼 규제, 소비자 입장서 득보다 실 많아"

과거 방송·논문 등에서 주장…"과거 규제 틀, 그대로 플랫폼에 연장" 지적
전속고발권은 기업활동 위축 우려에 필요성 인정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강석훈 정책특보(오른쪽)와 권남훈(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왼쪽부터),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 박익수(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전문위원 등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들이 과거 방송 등에서 정부가 섣부르게 플랫폼 기업 규제에 나서기보다 신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는 정책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에 대해서는 기업활동의 위축 가능성을 고려할 때 유지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공정경제 정책은 기존의 규제 중심 플랫폼 정책에서 자율 규제를 통한 경쟁 활성화로 방향을 틀고, 전속고발권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권남훈 "과거 규제 틀, 그대로 플랫폼에 연장" 지적


27일 학계 등에 따르면 권남훈 경제1분과 전문위원(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은 과거 방송 등을 통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중심 플랫폼 정책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플랫폼 분야 특유의 역동성 및 혁신이 저해되지 않도록 필요하면 최소 규제를 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과 맥락을 같이 하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그는 한 방송에서 "플랫폼의 손을 계속 들어주다가는 플랫폼에 종속되고 만다고 주장하는 분이 있는데 적어도 아직은 현실화하고 있지 않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플랫폼 규제의 득보다는 실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플랫폼 불공정 행위로 거론되는 자사 우대에 대해선 대형마트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가장 좋은 자리에 진열해놓는 것을 거론하며 "우리 주변에 자사 우대가 아주 많은데 문제 삼지 않는다"며 "자사 우대 존재 자체가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경쟁이 좀 더 활성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공정위가 콜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 중인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선 "꼭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개별 기업의 실수에 대해 벌을 주는 주체가 시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카카오가 실수해서 택시 기사들에게 좋지 않게 됐을 때 택시 기사들이 더 나은 다른 선택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그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빌리티의 경우 우버, 타다 등의 과정을 겪으면서 경쟁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카카오가 독주하는 체제로 갔던 것이 이런 상황을 만드는 데 일조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향후 공정위 등 행정부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플랫폼 경제를 안으로 들여다보면 과거의 독점 기업들보다는 동태적으로 변화도 심하고 힘도 그렇게 크지 않고 소비자를 위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과거의 규제 틀을 플랫폼에 그대로 연장해서 규제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아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은 2020년 7월 경제사회연구원 보고서를 통해서도 "플랫폼이 대기업화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은 있지만 많은 경우 익숙하게 겪어온 것들"이라며 "섣불리 규제에 나서기보다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 기존 기업들과 경쟁 가능한 신규 기업들이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제언했다.

박익수 "무분별한 형벌로 기업활동 위축"…전속고발권 인정


공정위의 전속고발권과 관련해선 박익수 경제1분과 전문위원(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이 과거 논문에서 윤 당선인의 공약처럼 유지 필요성을 인정했다.

박 위원은 2010년 발간된 경제법판례연구에 실은 논문 '공정거래법상의 전속고발제도와 고소불가분의 원칙'에서 전속고발제의 입법 취지를 설명하며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는 기업의 영업활동과 밀접하게 결합해 있거나 영업활동 그 자체로서 행해지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형벌을 선택한다면 관계자나 관계 기업은 기업 활동에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자연히 기업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돼서는 공정거래법에서 말하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것도, '기업활동을 조장'한다는 것도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형벌은 제한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정위는 동일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공범에 대해 사업자별로 위반 동기와 행태 등에 따라 형사처벌의 필요가 있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 반드시 형사처벌이 필요한 사업자만을 고발함으로써 실질적인 형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검찰총장의 고발요청제도와 헌법소원에 의해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남용하는 것을 제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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