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오후 윤석열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갖고 윤 당선인에 대한 축하와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윤 당선인과 통화에서 한국과 중국 관계를 '이사갈 수 없는 이웃이자 떼어낼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면서 한중관계 발전은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하고 지역의 평화와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서로 존중하고 정치적 상호 신회를 강화하고 우호를 증진해 한중관계가 안정되고 장기적으로 더 좋은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주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양회(전인대·정협)를 성공적으로 열고 시 주석의 영도 하에 중국이 중대한 발전을 이룩한 것을 축하했다.
또 한중 양국은 수교 30주년 이래 각 분야에서 중대한 성과를 거두었고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 줬다며 한중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상호존중과 협력의 정신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의 통화는 중국 측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이 세계 각국의 차기 당선인과 통화한 것도 사실상 이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권 출범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한중관계가 깊어졌지만 한국의 정권교체에 따라 두 나라 관계가 출렁이는 현실에서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윤 당선인과 관계를 정립함으로써 이웃나라 한국을 중시한다는 신호를 발신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사드 추가배치와 쿼드 가입 검토 등 중국의 신경을 건드리는 발언을 쏟아냈던 윤 당선인과 상견례에 비견되는 전화 통화를 함으로써 한국의 차기정부가 미중 대립구도 속에서 미국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견인하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윤 당선인도 후보시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중요하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후보시절처럼 중국을 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시 주석과의 통화를 기존의 반중 스탠스를 재조정하는 계기로 삼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과 시 주석의 통화 뒤에 양쪽에서 나온 발표를 보면 윤 당선인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우려를 표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 발표 자료에는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된 내용은 나타나지 않는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윤석열 정부에 큰 힘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복선일 수도 있고 중국에서 멀어지면 북핵 문제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음일 수 있다.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도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시스템과 이에 기반해 국제질서를 유지하고자 한다는 뜻도 피력했다. 이는 중국의 대외정책을 표현하는 단어들로 미국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반대한다는 점을 윤 당선인에게 각인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