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들로부터 '유럽국가들이 루블화 결제를 거부하더라도 유럽연합(EU)에 가스 공급을 계속할 것인가'란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에 지시를 내렸고 남은 기간인 향후 4일 이내에 가스프롬이 이 지시를 기술적으로, 운송 측면에서 어떻게 이행할지에 대한 명확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보는 (이후) 가스 구매자들에게 전달될 것이고 그 이후 상황은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루블화 결제 조치가 액화천연가스(LNG)에도 확대 적용되는가'란 질문에 "대통령은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와 LNG를 구분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시는 가스프롬에 내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스프롬은 최대 주주가 국가이기 때문에 가스프롬에 지시가 내려졌으며, (민간가스회사인) '노바텍'에 대해선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의 발언은 푸틴 대통령의 루블화 전환 지시가 일단은 가스프롬이 주도하는 유럽으로의 PNG 수출에만 적용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3일 앞으로 유럽 등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팔 때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만 결제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천연가스 공급 대금을 달러나 유로화 등의 신용을 잃은 외화로 받는 것을 거부할 것이라면서, 정부에 일주일 내에 관련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달러나 유로화 등의 서방 기축통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폭락한 루블화 가치 복원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여전히 이러한 조처를 한 러시아의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지 불명확하다면서, 향후 푸틴 대통령 지시 이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