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고문에게 당 내부 주도권이 빠른 속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칫 내부 계파 간 충돌이 빚어질 수 있어 당 내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 주도권 '친문→친명' 이동 분위기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에 이어 신임 원내대표에 박홍근 의원이 선출됐다. 두 인사 모두 큰 틀에서 이재명계로 분류된다. 민주당 내부 주도권이 친문(親문재인)에서 친명(親이재명)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지난 24일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개혁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이 당시 박 의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는 후문이다.박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자신의 첫 비대위 회의에서 '유능한 민주당,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얼마만큼 협력하는지는 전적으로 윤석열 당선자의 의지와 국민의힘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172석을 이끄는 원내사령탑으로서 국민의힘과의 지난한 원내 투쟁을 예고한 셈이다.
민주당은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저지하기 위해 정부조직법 처리에 소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인사청문회 검증 과정에서도 윤석열 정부와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李 당권 도전에 宋 서울시장 출마?…내부 우려 목소리도
일각에서는 8월 전당대회가 아닌 당장 6월 지방선거에서부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에 대한 검찰 수사 시계가 빨라지는 것 같다. 6월 지방선거에서 당장 역할을 해야한다"며 조기 등판론을 주장했다. 실제 대선에 이어 지선까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민주당은 당장 마땅한 서울시장 후보조차 내세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깃발을 선봉에서 들고 뛸 중량감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이 상임고문과 함께 대선을 치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차출'을 주장했다.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도 '이재명의 시대정신'을 언급하며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했다.
다만, 당이 너무 빠른 속도로 이재명 체제로 재편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강성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당을 주도하는 것 같아 앞으로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동시에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낙연계 의원들과의 신경전도 표면화 될 가능성이 있어 당 내홍도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