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팬들 앞에서 반드시 웃겠다던 캡틴.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이란전 승리 다짐을 지켰다.
한국은 2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홈 경기에서 전반 손흥민의 선제 결승골과 후반 김영권의 추가골에 힘입어 2 대 0으로 이겼다.
전날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이란전에 대해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많은 팬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는 만큼 꼭 승리해서 팬들과 함께 웃고 싶다는 것.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4000석이 매진돼 만원 관중이 찾았다. 손흥민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90분간 경기장을 질주하며 벤투호의 공격을 책임졌다.
손흥민은 전방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이란 수비를 좌우로 흔들었다. 특히 왼쪽에서는 빠른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이란 골문을 노렸다. 전반 11분 손흥민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보고 황의조가 머리를 갖다 댔지만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캡틴은 포기하지 않았다. 1대1 패스와 롱패스 등 할 수 있는 모든 패스 옵션을 사용해 이란의 공간을 노렸다.
결국 손흥민은 전반 추가시간 자신의 발로 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중원 왼쪽에서 가볍게 드리블을 한 뒤 오른발로 힘껏 중거리 슛을 날렸다. 이란 골키퍼가 몸을 날려 펀칭을 했지만 워낙 강력했던 슛은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이 터지자 서울월드경기장은 환호성으로 가득했다.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흥민의 선제골을 만끽했다. 손흥민은 득점 후 이란 진영에 있는 한국 홈 팬들 앞에서 멋진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후반 40분 손흥민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김태환이 오버래핑으로 이란 진영 오른쪽 끝까지 공을 끌고 왔고 페널티박스에 있는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그대로 슛을 때렸지만 상대 수비에 맞고 골대를 벗어났다. 손흥민은 바닥을 치며 아쉬워했지만 이내 일어나 경기에 다시 집중했다. 결국 한국은 실점 없이 11년 만에 이란전 승리로 홈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방송사 인터뷰에서 "많은 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많은 팬분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면서 "평일에다가 추운 데도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선수들과 경기장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팬들도 승리를 거머쥔 선수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며 함께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