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풍경,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일상으로 돌아왔다.
24일 오후 5시. 한국과 이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홈 경기가 열릴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로 붐볐다.
경기장 인근 주차장은 관람객들의 차들로 혼잡해졌다. 일부 주차장은 만석이 됐고 자리를 찾지 못한 시민들은 먼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왔다.
누구 하나 인상을 찡그리지 않았다. 하늘공원주차장에서 걸어오는 한 가족은 경기장 입구까지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면서 경기를 기대했다. 가족들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것은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골을 널을 것인지였다.
6호선 서울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는 앞은 마치 축제가 열리는 것처럼 다양한 먹거리 장터가 펼쳐졌다. 경기 전 미리 요기를 하려는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허기진 배를 채웠다. 일부 사람들은 자리가 없어서 앉지 못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응원 용품을 파는 노점도 모처럼 특수를 맞았다. 불빛이 나는 머리띠부터 호루라기, 응원봉까지 11년 만의 이란전 승리를 위해 팬들도 지갑을 열었다.
경기장 내에 있는 기념품 상점도 만원이었다. 팬들은 갖가지 상품을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다. 가장 인기가 있는 물품은 긴 목도리면서 응원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수건.
경기도 오산에서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이재웅씨는 "아이가 요즘 '오 필승 코리아' 노래와 '대~한민국' 구호를 자주 외치며 축구를 좋아한다. 그래서 축구를 보기 위해 휴가를 내고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차가 막힐 것 같아서 일찍 출발했다"면서 "일찍 왔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고 전했다.
이씨의 아들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채 축구공을 이리저리 가지고 놀고 있었다. 기분이 좋은지 물어봤다. 그러자 쑥스러운 듯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와 함께 경기를 보러 온 두 김하린·박정민 학생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좀 복잡하기도 한데 그만큼 더 웅장하고 약간 선수들도 힘을 더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K리그를 좋아한다는 두 사람은 "확실히 최근 경기에서 관중들이 다 같이 있다 보니까 저희도 응원하는 마음이 좀 더 커져서 경기를 보는 데 좀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 이기면 조 1위로 조금 기분 좋게 올라갈 수 있어서 이겼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벤투호는 이날 이란전에 손흥민을 포함 황의조(보르도), 김민재(페네르바체),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해외파 정예 멤버를 모두 소집했다.
승리하면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이란과의 A매치에 승리하게 된다. 또한 조 1위로 올라서 최종예선 무패 행진을 이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