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배우 자레드 레토가 주인공 모비우스를, 할리우드가 주목하는 배우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마르틴 박사 역을 맡았고, 여기에 감각적인 연출로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은 다니엑 에스피노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또한 히어로 장르인 만큼 모비우스만의 압도적 능력과 강렬한 액션은 물론, 붉은 눈동자와 날카로운 송곳니, 들창코와 푹 꺼진 뺨 등 모비우스의 강렬한 비주얼이 스크린을 수놓을 예정이다. 30일 개봉을 앞두고 24일 오전 화상으로 만난 자레드 레토, 아드리아 아르호나, 다니엘 에스피노사 감독은 예비 관객들을 위해 '모비우스'에서 주목해야 할 장면에 관해 귀띔했다.
자레드 레토(이하 자레드) :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아드리아와 함께 찍은 옥상 신이고, 식당에서 같이 호흡 맞춘 신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 영화가 모두한테 정말 좋은 기회였다. 감독님이 워낙 한 장르에 요구되는 사항, 예를 들어 '마블 영화다', '빌런이나 히어로에 대한 거다'라고 하면 전형적인 틀이 있는데 이를 완전히 탈피하고 장르를 뛰어넘었다. 경계를 허물고 장르를 탈피하는 감독님이기에 협업 자체가 너무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아드리아의 얼굴을 보라. 그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거다. 굉장히 아름다운 눈을 갖고 있어서 보고만 있어도 영감이 떠오른다. 그래서 호흡이 착착 잘 맞았다. 외모뿐 아니라 내면도 매우 아름다운 사람이라 함께 작업하면서 파트너십도, 에너지도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작업 자체가 자연스럽게 술술 잘 풀렸다.
아드리아 아르호나(이하 아드리아) :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첫 촬영이었다. 그때 내가 모비우스 박사를 처음 만나는 날이었다. 내 대사는 딱 하나 "박사님, 저 좀 잠깐 보시죠."였다. 너무너무 흥분되고 너무 떨리는 순간이었다. 물론 자레드라는 사람은 당연히 만난 적이 있지만, 그날 처음으로 모비우스 박사를 맞닥뜨렸는데 깜짝 놀랐다. 자레드의 모습은 사라지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더라. 방을 나와 연구실로 가면서 자레드의 등을 봤는데, 휘어진 모습을 보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마르틴이 모비우스를 보호하려고 하는 모습처럼 내게도 보호 본능이 일어났다. 저러다가 다치겠다는 마음이 일었다. 자레드는 매일 매 신에 어마어마한 헌신을 보였다. 그래서 나도 자극받아서 반이라도 따라가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그 덕분에 시작 사인이 떨어지기 전에, 카메라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몰입됐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독님과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많은 준비를 하면서 작업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신은 식당 신이다. 그날 내가 생일이었다.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한 케이크를 보고 갖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자레드가 그걸 어떻게 기억했는지 엄청나게 큰 무지개 케이크를 선물해줬다. 이런 감동이 있어서 식당 신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다니엘 에스피노사(이하 다니엘) : 자레드가 얼마나 헌신적인 배우인지는 여러분도 잘 알 것이다. 항상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이 정말 대단했다. 그러면서도 현장에서는 힘을 풀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굉장히 기민하게 반응하면서도 현장에서 여러 사인을 바로바로 흡수하면서 소화하는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편집하며 보니 매일매일 내가 작은 선물을 받고 있었다. 작업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어렵고 힘들었지만, 동시에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영화에서 딱 하나의 신을 고르라고 하면 고를 수 없을 정도로, 자레드의 기민하고 세련된 연기를 보는 것 자체가 내게는 기억에 남는 작업이다.
자레드 : 감독님께서 정말 최고의 팀을 기용했다. 무술 감독, 스턴트맨 등 정말 많은 분이 정말 고생했고, 또 그들의 엄청난 재능을 한껏 발휘했다. 감독님의 카메라워크도 굉장히 좋았다. CG가 아니라 실제로 찍은 장면이 매우 많다. 전문가들과 함께할 수 있었기에 그런 액션 신을 찍고 나서도 내가 오늘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웃음)
처음에는 모비우스가 괴물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분장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걸 특수효과로 대체하기로 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특수효과가 물리적인 부분과 합쳐져서 우리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신들이 구현됐다는 게 굉장히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다니엘 : 첨언하고 싶은 게 있는데, 자레드가 지금 한 말은 다 겸손이다. 정말 엄청난 헌신을 보여줬다. 사실 액션 신이라는 건 그 인물을 물리적·육체적으로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래서 액션 신도 인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부분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 팀원 모두가 정말 애썼고, 자레드도 정말 헌신했다.
자레드 : 육체적으로 연기하는 부분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모비우스로 변신하는 장면과 인간 모비우스 안에 있던 괴물 모비우스가 튀어나오려 할 때 그걸 다시 억제하는 장면이었다. 걷는 모습도 바꿔야 했는데, 걸음걸이가 특히 너무 힘들었다. 다음에 다시 한다면 그건 스턴트를 쓰면 좋겠다.(웃음)
다니엘 : 자레드가 괴물 모비우스가 되고 나서 다시 자기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금단현상을 겪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정말 어마어마한 장면이라 생각한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에서 노숙자가 장군으로 변신하는 신이 있는데, 그것과 견줄 수 있는 신이라 생각한다. 이 신에서 비로소 관객은 마이클 모비우스 박사가 모비우스라는 캐릭터로 변신하는 과정을 다 같이 목도하고 또 경험하게 된다.
자레드 : 12분짜리 테이크였고, 육체적으로 엄청 힘들었다.
다니엘 : 자레드가 굉장히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 신이 많았는데, 특히나 금단현상을 겪는 신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자레드 : 지난 몇 년간 우리 모두 정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극장이라는 공간 자체가 갖는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극장 개봉용 영화를 제작한다는 것, 그리고 작업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한테는 정말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이렇게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 관객 여러분이 작은 스크린이 아니라 큰 스크린 앞에서 함께 엄청난 영화를 공유한다는 것에 대해 너무너무 흥분을 감출 수 없다. 사실 스튜디오 입장에서도 이런 어려운 시기에 극장 개봉용 영화를 만든다는 건 정말 대단한 결심이라 본다. 요즘 시대가 특히 그런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특히 다행스럽고 고맙다.
아드리아 : 한국이 너무나 그립다.(*참고: 아드리아는 넷플릭스 '6 언더그라운드' 홍보를 위해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다) 이번에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열렬히 환영해주시고, 영화뿐 아니라 배우들도 뜨겁게 환영해주셔서 굉장히 감동이었다. 이번에 셋이 갔으면 그걸 다 느낄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쉽다. 다음에 꼭 같이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다니엘 : 이번에 한국에 갈 수 있었다면 정말 큰 영광이었을 거다. 한국은 영화 역사에서 정말 보기 드문, 어마어마한 재능이 있는 감독과 배우들이 산 증인으로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때까지 정말 많은 진보를 이뤄냈다. 그래서 한국의 대가들과 한 공간에서 함께 숨 쉴 기회가 주어졌다면 정말 큰 영광이었을 거다. 그리고 관객 여러분, 다 같이 극장에 가서 큰 스크린에서 이 영화 즐겨주길 바란다. 새로운 영화의 시작을 보게 될 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