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 15분쯤 서울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마련된 야외 기자실을 찾아 이같이 밝힌 뒤 "마지막에 인사가 급한 것도 아닌데 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윤 당선인은 임기 말 대통령과 당선인의 관계를 부동산 매매 계약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당선인이라는 것은 부동산 매매 계약에서 대금을 다 지불한 상태 아니냐"며 "등기 이전하고 명도만 남은 상태라 곧 들어가 살아야 되는데, 아무리 법률적 권한이 매도인에 있더라도 들어와 살 사람의 입장을 존중해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조치는 하지만 집을 이렇게 고치는 건 잘 안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집주인이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집을 대규모로 뜯어 고치지 않듯,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청와대가 차기 정부와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야 하는 고위직 인사를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인사 문제에 대한 갈등으로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 윤 당선인은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가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유예시킨 것에 대해 "원래 법무부와 대검이 같이 보고하러 왔는데, 입장이 다르면 법무부가 자기들 입장 위주로 보고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마 유상범 의원(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이 그런걸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따로 받겠다고 하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받는다는 것이 아니고 대검과 법무부 이야기를 따로 들어봐야 각자의 입장을 알 수 있다는 취지로 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법무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독자 예산 편성권 등 윤 당선인의 공약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 대해서는 "이 정부가 검찰 중립성 지키기 위해 검찰개혁을 5년간 해놓고 그것이 안 됐다는 자평을 한 것이냐"며 "저는 오히려 그러한 독립적 권한을 주는 것이 (검찰) 중립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윤 당선인은 "장관 수사지휘라는게 실제로 해보면 별 필요가 없다. 자율적으로 의견 조율을 할 수 있는 문제"라며 "아주 보안 사항이 아니면 웬만한 건 법무부 장관이 알아야될 사안이라고 해서 법무부에다가 다 보고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차기 정부 첫 국무총리 지명에 대해서는 "인수위가 지난 주 금요일 출범해 이제 일을 시작하니까 저도 생각을 보태고 할 부분이 있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입장을 유지하는지에 대해서도 "공약인데 , 내가 선거 때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이야기냐"며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