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의 절대 강자도 천적은 있었다. PBA 최초 3연속 및 통산 5회 우승을 이룬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의 거침없던 최장 연승 행진이 막혔다.
'베트남 특급' 마민캄(신한금융투자)이 쿠드롱의 24연승 신기록을 저지했다. 마민캄은 23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방송센터에서 열린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2' 32강 조별 리그 3차전에서 쿠드롱을 눌렀다. 세트 스코어 3 대 1(4:15, 15:11, 15:8, 15:2) 역전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마민캄은 A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2승 1패가 된 쿠드롱은 조 2위로 역시 32강을 통과했다.
특히 쿠드롱은 역대 최장인 24연승 도전이 마민캄에 의해 좌절됐다. 쿠드롱은 지난 21일 32강 조별 리그 2차전에서 박광열을 3 대 0으로 누르고 23연승을 달성했다.
'당구 여신' 이미래(TS샴푸)의 22연승을 넘은 PBA 남녀부 통틀어 최장 기록이었다. 쿠드롱은 지난 4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부터 3회 연속 우승을 이루는 동안 21연승을 달렸고, 왕중왕전 격인 월드챔피언십에서 2연승을 추가하며 무적의 질주를 펼쳤다.
하지만 쿠드롱 잡는 마민캄이 있었다. 쿠드롱은 PBA에서 상대 전적 1승 2패로 마민캄에 약세를 보였다. 이날 패배로 쿠드롱은 마민캄에 1승 3패, 열세가 더 두드러지게 됐다.
출발은 쿠드롱이 좋았다. 쿠드롱은 1세트 연속 12점을 앞세워 3이닝 만에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마민캄은 2세트를 곧바로 4이닝 만에 따내며 반격했다.
여세를 몰아 마민캄은 3, 4세트마저 잡았는데 이날 경기 이닝 평균 2.882점의 가공할 공격력을 보였다. 가장 높은 경기 이닝 평균 득점에 주어지는 '웰컴저축은행 웰뱅톱랭킹 톱애버리지'에서도 1위에 올랐다.
마민캄은 PBA 강자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우승이 없다. 첫 시즌에는 상금 랭킹 91위에 그쳤던 마민캄은 지난 시즌 상금 랭킹 11위, 올 시즌 16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쿠드롱에게는 강한 면모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 다른 베트남 고수 응우옌 후인 프엉린(NH농협카드)도 조건휘(신한금융투자)를 3 대 0으로 꺾고 3연승, G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밖에 '헐크' 강동궁(SK렌터카)과 신정주(신한금융투자), 지난 시즌 왕중왕전 챔피언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블루원리조트), 김재근(크라운해태), 서현민(웰컴저축은행) 등도 16강에 합류했다. 16강전은 25일부터 펼쳐진다.
24일에는 여자부(LPBA) 32강 조별 리그 최종전이 열린다. 2패로 탈락 위기에 놓인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임경진을 상대로 16강 진출을 이룰지 관심이다. 이미래-이지연, 김민아(NH농협카드)-차유람(웰컴저축은행), 김가영(신한금융투자)-김갑선 등의 경기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