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국민 5명에 1명꼴로 감염된 셈이다.
당초 23일 최고 정점을 통과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던 오미크론은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2일부터 22일 사이에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고 23일 이후에는 점차 감소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누적 확진자가 전 국민의 20% 가량을 넘어서는 등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정점을 언제쯤 통과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세가 정체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밝혔으나 하루에도 수십만 명씩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줄어들기는커녕 13만6천여 명이나 급증해 50만 명대를 육박했다.
이는 지난 17일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62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누적 확진자 규모가 인구 대비 20%를 넘어서야 유행이 정점에 도달했던 해외사례로 본다면 이제 정점을 통과하는 일만 남아야 한다.
하지만 당국은 이번 주 상황을 지켜보고 본격적인 감소 추세로 전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21일부터 사적모임 최대 인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시행되고 '스텔스 오미크론'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정점을 속단하기 쉽지 않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3월 3주차 국내 주요 변이바이러스 검출률은 오미크론이 99.99%로 사실상 100%에 달했다.
오미크론 변이 중에서도 스텔스 오미크론의 검출률은 최근 4주 새 10.3%→22.9%→26.3%→41.4%로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해외유입 사례에서도 스텔스 오미크론의 검출률은 56.9%로 이미 절반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증상이 기존의 오미크론보다 강하지는 않으나 전파력은 무려 50~6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텔스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 종을 차지하게 될 경우 확진자 역시 증가세를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확산세가 이어지다 보니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역시 많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확진자 규모가 정점에 이른 뒤 2~3주의 시차를 두고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 수도 정점에 도달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은 64.4%로 아직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재택치료자는 전날보다 5천여 명 늘어 무려 182만7천31명이나 된다.
필자도 이달 초 확진돼 7일간 자가 격리를 했다.
지난해 말 3차 백신 접종을 마쳤고 대유행 이후에는 약속이나 동선도 대폭 줄이고 꽤 조심했으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도 모르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자가 격리 기간 침을 넘기기 힘들 정도의 인후통과 코 막힘 등 심한 감기 몸살 증상이 심해 고생했다.
그리고 자가 격리가 끝난 지 2주가 훌쩍 지난 지금도 잔기침과 가슴 통증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겠으나 직접 앓고 보니 치명률이 낮다고 해서 결코 우습게 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절실하다.
확진자는 항체가 생겨 재감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는 하지만 또 다른 변종인 스텔스 오미크론 창궐 소식에 은근히 걱정도 된다.
오미크론 감염자가 스텔스 오미크론에 재 감염될 가능성은 낮고 재 감염돼도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해외 연구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심하게 앓고 나니 두 번 겪을 일은 아니다 싶다.
최근 확진 자가 폭증하는데다 정점 통과시기도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 방역 대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는 'K 방역'을 자랑할 정도로 방역 모범국 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전혀 반대로 변한 분위기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안보에는 빈틈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듯이 방역 역시 임기 말 이라 해서 빈틈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햇수로 3년째 접어든 코로나 펜데믹은 아직도 전 세계에서 유행중이지만 최악의 상황을 지나 서서히 엔데믹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수많은 인명 피해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금까지 버티어 온 만큼 마지막 고비라는 각오로 끝까지 슬기롭게 이겨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