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문화재단은 22일 "오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112주기를 맞아 '안중근의사숭모회'가 소장 중인 안중근 의사 가족 사진첩 1점과 유묵 2점의 보존 처리를 지원한다"며 "내년 3월까지 보존작업을 완료해 '안중근의사숭모회'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문화재단이 독립문화유산 보존처리를 지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빛바랜 사진 속에는 혹한의 뤼순감옥에서 안중근 의사가 처형당하기 직전까지 그리워했던 가족들의 얼굴이 있다. 한복을 입고 앉아 있는 부인 김아려 여사 옆에 큰아들 분도가 서 있고, 작은아들 준생이 무릎에 안겨 있다.
안 의사가 하얼빈 의거 직전 동지 정대호에게 부탁해 부인과 두 아들이 하얼빈에 왔지만 안타깝게도 의거 다음날(10월 27일) 도착해 가족 상봉은 이뤄지지 못했다. 당시 이들을 수상히 여긴 일본 경찰이 일본 총영사관으로 연행해 조사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은 안 의사의 통역관이었던 소노키 스에요시가 사형이 언도된 안 의사를 안타깝게 여겨 손수 마련한 비단 사진첩에 담아서 전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문화재단 측은 "사진첩 연결부가 끊어져 분리되고 모서리 부분이 많이 닳고 해져 있는 상태다. 다행히 사진은 상태가 양호해 사진첩의 손상 부분을 수리해서 최대한 원래 모습으로 복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묵 2점은 작품 종이와 장황천(족자의 주위를 꾸미는 천)의 불균형으로 인해 꺾이고 우글쭈글해진 상태다.
삼성문화재단 측은 "일본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지금의 노후된 장황을 보존에 적합한 천연소재 장황천으로 교체한다"며 "작품 종이는 리움미술관에서 직접 만든 고풀(동양 고서화의 보존처리에 사용하는 접착제로 10년 이상 항아리에서 발효시킴)로 배접해 꺾임과 우는 현상을 완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