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은 왜 근현대사의 중심에 있었나…마천루가 둘러싼 용산역사박물관

용산 지역사 전문 박물관…유물수집·연구·전시·교육 역할
지상 2층 연면적 2275㎡…2D·3D 영상물과 유물 자료 전시

용산역사박물관. 용산구 제공
새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을 놓고 '개발 규제냐' '새로운 기회냐' 말도 많고 시끄럽지만 이름처럼 용산의 구비진 역사를 놓고 보면 이같은 세간의 이목은 꼭 틀렸다고 보기도 어렵다.

용산은 서로는 해로와 동으로는 한강 수운이 이어지는 교통 요지에 속해 일찌기 전국의 조운선이 밀려드는 포구로 발전했다. 조선시대 경강상인의 거점으로 활약한 물산경제의 요충지였다.

일제강점기 침탈한 일제가 용산과 주변에 일본인을 수용하기 위한 '도시개조'를 시작하면서 조선 백성들의 터전도 잃었다. 이미 청일전쟁을 명분으로 제물포에 상륙한 일본군 일부가 용산에 주둔하기 시작한 터였다. 조선의 군수를 책임지는 군자감을 비롯한 주요 정부창고와 도성까지 최단거리에 위치해 있어 전략적 요충지였다. 해방 이후에는 미군정이 이어 주둔했다. 용산은 그렇게 조선의 활기찬 삶의 터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용산구는 23일 용산역사박물관을 개관한다. 등록문화재 제428호 옛 용산철도병원의 붉은 벽돌로 지은 외벽을 그대로 유지한채 용산의 유물과 역사를 담아 일반에 공개한다.

준공 당시 용산철도병원 내부 아치와 기둥을 그대로 살린 용산역사박물관 복도. 용산구 제공
일제강점기 철도 건설에 동원된 노동자를 치료하는 병원으로 쓰였던 용산역사박물관은 1928년 건립된 철도병원 외부 벽돌 성능과 내부 흔적 보존을 통해 근대건축물 가치를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지상 2층, 연면적 2275㎡ 규모로 △전시 △교육 △사무 △수장 △조경 △공용 부문으로 구성되어 지역 유물과 역사속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경강산인과 주민 삶의 터전이 외국군 주둔지가 된 배경, 실제 철도병원 외과수술실 모습, 한국 현대사를 담은 해방촌 등의 모습이 2D와 3D 기술로 상설전시 된다.

가파른 3층 옥상정원에 오르면 역사의 파고를 지나 용솟음치는 대한민국 용산의 마천루를 볼 수 있다. 관람객은 과거와 현재의 아이러니한 교차를 마주하게 된다.  

개관기념 특별전은 9월 1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용산 도시를 살리다-철도 그리고 철도병원 이야기'를 주제로 역동적으로 변화해온 철도병원의 역사를 담았다. '보더 인 모션-용산'은 철길을 따라 펼쳐지는 용산의 시대별 장면들을 볼 수 있는 대표작이다.
 
체험전은 1층 복도를 따라 마련됐다. 관람객은 터치 모니터, 인물 스카시패널, 미로테이블 등을 활용해 세곡 운반하기 체험을 할 수 있다.
 
1928년 준공 당시 용산철도병원 본관 주 출입구와 스테인드글라스를 복원해 재현했다. 용산구 제공
4월부터는 교육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용산LAB : 도시역사편'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90분간 8회차로 꾸려진다. '똑똑똑, 처음 박물관'은 30초 내외로 제작한 박물관 소개 영상으로 유아들이 박물관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돕는다.
 
용산역사박물관 관람료는 무료.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단, 1월 1일, 설·추석 당일,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은 휴관이다.

용산역사박물관 3층 옥상정원에 오르면 역사의 파고를 지나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볼 수 있는 용산의 마천루를 만끽할 수 있다. 김민수 기자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조선시대 용산은 조운선과 상인들이 모여들었다"며 "이는 수도 한양의 배후지면서 강 이남으로 건너갈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때문으로 일제는 용산에 철도기지를 건설해 대륙 침략의 발판으로 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은 문화적 다양성도 풍부하다"면서 "용산역사박물은 앞으로 용산이 세계적인 역사문화 도시로 도약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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