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와 달리 BA.1·2 동시 확산…유행 큰 변수는 안 될 듯
예로 영국은 지난 1월 4일 하루 확진자가 21만 명대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됐을 때 코로나 지배종은 BA.1이었다. 이후 신규확진자가 3만 명대까지 내려갔다가 BA.2가 BA.1을 제치고 지배종이 되며 이달 14일 확진자가 14만 명대로 올라서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비슷하게 1월 10일 하루 확진자가 137만 명으로 세계 최다를 기록하고 감소세로 전환했던 미국도 약 두 달이 지난 최근에야 BA.2의 유행이 가시화되고 있다. 다만 3월 12일 기준 23.1%로 지배종은 아니며 뉴욕시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확진자도 아직 크게 늘고 있지는 않다.
반면 이들보다 오미크론 풍파를 비교적 늦게 경험한 우리나라는 BA.1와 BA.2가 차례로 맞물리며 동시에 유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17일 하루 확진자가 62만 1328명을 기록하고 주 평균으로도 40만 명이 넘어가며 역대 '최정점'이었던 지난주 BA.2의 국내 감염 검출률은 이미 41.4%였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국과 영국은 BA.1과 BA.2가 분절적으로 두 번에 걸쳐 유행으로 나타난 반면 우리는 BA.1의 진행 중에 BA.2로의 전환이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현재 유행의 규모가 (다른 나라보다) 더 크고 곡선도 길어질 수는 있지만 동시에 (정점의) 봉우리가 두 개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한다"고 내다봤다.
유행 기간과 규모 '악영향'…계속된 방역완화도 부담 가중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BA.2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고 또 최근에는 신속항원검사로 확진을 인정하며 유행 정점까지 기간이 지연되고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BA.2의 특성에 더해 우리나라의 경우 오미크론 유행 한가운데서 지속적으로 방역을 완화해왔다는 점도 유행 규모가 커지는 데 영향을 줄 확률이 높다.
정부는 이달 1일 방역 패스가 해제됐고 사실상 유일한 방역 수단이었던 '거리두기도' 지난달 18일과 이달 4일 그리고 지난 18일 한 달 사이 세 차례에 걸쳐 시간과 인원 제한을 완화했다. 이러한 완화 정책은 실제로 확진자 수가 기존 예측치를 웃도는 결과로 이어지며 유행 확산을 가속하는 원인이 됐다.
빙역당국 또한, 이러한 점을 인정하며 "거리두기의 완화, 등교 확대, 백신 접종 후 시간경과에 따른 면역 감소 등이 유행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BA.2로 인한 재유행이 아닌 점유율이 변경되는 부분인 만큼 이 부분도 고려해 면밀하게 모니터링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