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치료제 대체재' 라게브리오 긴급승인 24일쯤 발표

지난해 머크社와 24만명分 선구매 계약…"팍스로비드 대체재로 활용"
두 가지 藥 모두 투약 가능한 경우, 기저질환 등 고려해 의료진 판단
화이자 '팍스로비드' 도입량 16만 3천명분 중 7만 6천여명 분 남아
SK바사 국산 백신(GBP510) 1천만회분 선구매 계약…"하반기 공급"

연합뉴스
정부가 머크앤드컴퍼니(MSD) 사의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10만 명분을 이번 주부터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늦어도 오는 24일까지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라게브리오 늦어도 24일 긴급승인 결정…빠르면 금주 공급일정 발표 

21일 식약처는 "(약물의) 긴급사용승인 여부는 식약처 검토 이후 공중보건위기대응 의료제품위원회 심의를 거쳐 식약처장이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현재 엄중한 방역상황임을 고려해 신속하게 위원회를 개최하고 늦어도 목요일(24일)까지 승인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1월 식약처에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했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의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 대응을 위해 제조·수입자가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다.
 
최근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함에 따라, 식약처는 화이자 사의 '팍스로비드'나 주사형 치료제, '렘데시비르'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증~중등증 고위험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라게브리오의 긴급사용승인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식약처는 비임상시험에서 제기된 안전성 우려와 관련해 임신부나 소아에 대해서는 투약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성과 유효성은 물론 외국의 허가·승인 및 사용 현황, 대체치료제 현황 등을 종합해 국내 긴급도입 필요성을 꼼꼼히 살펴왔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긴급승인이 원활이 이뤄질 경우 금주 내 처방·투약도 가능한지 묻는 질의에 "일단 긴급사용승인이 먼저 돼야 한다. 머크 사와 약품 공급 일정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긴급사용승인이 나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하는 것으로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중 구체적인 라게브리오의 공급 일정 및 투약계획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병용금기 多' 팍스로비드 한계 보완 기대…"해외서 효과 입증"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처방되고 있는 팍스로비드는 증상 발현 닷새 이내 투약하면 호전 효과가 있는 반면 병용금기 약물이 다수인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정 청장은 "(팍스로비드는) 약품의 특성 때문에 신장 기능이나 간 기능이 떨어져 있으신 분들은 복용에 굉장히 주의가 필요하고, 특히 고령층의 경우 신장 기능이 떨어지신 분들이 상당히 많아 처방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병용금기 약물, 또는 병용 시 주의해야 할 약물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투약)대상자가 되지만 처방을 못하는 확진자들이 있다"며 "그런 팍스로비드의 대체재로서 머크 사의 라게브리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경구용 치료제 처방대상 중 팍스로비드 투약이 불가한 환자 규모를 정확히 산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층의 특성 상 이같은 환자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라게브리오 역시 조기진단 후 적시에 투약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정 청장은 라게브리오가 팍스로비드에 비해 치료효과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작년 12월 긴급사용승인을 할 때 입원 또는 사망의 비율을 30% 정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며 "WHO(세계보건기구)의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입원을 46% 감소시킨다고 나왔고, 최근 인도에서 시행된 임상3상 시험결과는 65% 정도 줄인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또 만약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2가지 약이 모두 처방가능한 상황이라면 "약에 대한 수급상황과 투여받는 확진자의 기저질환, 투여 중인 약물 등을 고려해서 의사가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총 16만 3천 명분이 국내 도입됐다. 이 중 8만 7천 명분이 투약됐고, 재고량은 7만 6천 명분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올 1월 14일부터 투약을 개시해 60세 이상·면역저하자·4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 처방대상을 점차 확대해 왔다. 처방기관도 재택치료 환자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부터 요양병원·시설, 상급종합병원 등으로 넓혔다.
 
정 청장은 "지난 주에는 팍스로비드가 약 4만 명 정도에게 처방됐다. 현재 추세로는 2주 정도 사용이 (더) 가능하지만 처방량이 늘고 있다"며 "긴급사용승인을 통해 머크 사의 라게브리오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고 특히 팍스로비드 처방이 어려운 고위험군에게 처방이 될 수 있게끔 신속하게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팍스로비드 물량도 조금 더 조기에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추가적인 물량 확보에 대해서는 지금 계속 화이자 사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확정이 되면 도입일정과 물량에 대해 상세히 안내드리겠다"고 부연했다.

'국산 백신' 1호 SK바사 1천만회분 先구매…추가·교차접종 활용

한편, 정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 사의 '국산 백신'(GBP510) 1천만 회분에 대한 선(先)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에서 △임상2상 중간결과 발표 △3상 임상시험계획 승인 등의 전제조건을 충족하면 국산 백신을 선구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해당 백신은 인플루엔자나 B형 간염 등 기존 백신에서 활용된 '합성항원 방식'으로 냉장 보관 및 유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반기 내 허가를 목표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공급은 하반기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당국은 대다수의 국민이 기본접종을 마친 상황임을 감안해 추후 추가접종 또는 교차접종에 국산 백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추후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관련 평가가 마무리되면, 세부 접종계획과 실시기준을 마련해 안내할 방침이다.
 
정 청장은 "앞으로 1·2차 기초접종을 다른 백신으로 하고, 3차 이후 추가접종을 교차로 하는 것에 대한 활용성이 더 크다"며 "질병청의 국립보건연구원이 주도해 국산 백신에 대한 교차접종 임상연구도 같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 다른 기업들이 후속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대조 백신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협의를 마쳤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