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미성년자 연애 미화"…'2521' 시대착오적 로맨스

직장인 백이진과 고등학생 나희도 러브라인 12화까지 전개
성인과 미성년자 연애 미화 논란 '후폭풍'…"유해하다" 지적
문화평론가 "미성년자 성착취 현실…왜곡된 시선 우려"

방송 캡처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사라지고 스물셋 열아홉만 남았다.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성인과 미성년자 간 연애 미화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20일 방송된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나희도(김태리 분)는 성인이 되기 바로 직전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단 둘만 남은 백이진(남주혁 분)의 자취방에서 그와 첫키스를 했다. "열아홉에 시작한 키스가 스물에 끝났다"는 나희도의 감상적인 독백도 더해졌다. 이는 주인공들의 '설레는 첫키스'여야 했지만 결국 성인과 미성년자 간 스킨십을 미디어가 적극 미화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해당 장면이 공론화의 시발점이었을 뿐,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꾸준히 보여 온 성인과 미성년자 간 연애 전시 및 정당화를 문제로 꼽는다.

일단 드라마 제목인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맞지 않게 16회 중 12회까지 열아홉 나희도와 스물셋 백이진의 로맨스 서사가 전개돼 왔다. 이를 두고 스킨십이 없어도 이성적 감정을 교류하는 이상, 성인과 미성년자 간 연애를 장시간 노출한 것 자체가 유해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백이진의 사랑 고백 이후부터는 빠르게 성인 간 로맨스 서사로 넘어갔어야 했다는 것이다.

나희도와 동갑인 전 남자친구 정호진(최태준 분)과 백이진이 언쟁하는 장면 역시 취약한 미성년자를 연애 대상으로 삼은 성인의 자기 합리화일 뿐이란 의견이다.

정호진이 "걔는 지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뭔지도 몰라요. 그런데 기자님도 모르세요? 그런 애 데리고 장난치고 있는 거 기자님 아니냐고요"라고 두 사람 관계를 에둘러 꼬집자 백이진은 "난 걔 시간이 내 시간보다 아까워. 더 멋진 경험만 하게 해주고 싶어. 그리고 그걸 내가 할 수 있어. 걔가 지금 지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몰라도 돼. 내가 아니까"라고 반박한다.

정상적인 관계라면 남자 주인공의 애정을 확신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성인과 미성년자' 설정 탓에 백이진의 논리가 '멋 모르는 미성년자를 길들이는' 그루밍 성범죄 사고방식과 유사하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 미성년자 성착취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라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 기준이 만 16세로 상향된 상황에서 이 같은 로맨스 전개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시선도 뒤따른다.
 
그렇다면 왜 성인과 미성년자 간 연애를 미디어가 설레는 '로맨스'로 포장하는 행태는 위험할까.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미성년자 성착취나 가스라이팅이 사회 문제"라며 "드라마에 악의가 없다 해도 성인과 미성년자 간 로맨스가 미성년자를 보호 대상으로 보지 않게 하고, 이성 관계가 가능한 성적 대상으로 보게 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런 왜곡된 시선 때문에 이런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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