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그냥 넘기지 않겠다"는 '징계 소송'은?
윤 당선인이 정계 입문 9개월 여 만에 대선 승리를 거머쥔 배경에는 이른바 '추윤(秋尹) 갈등'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권력을 상징하는 추 전 장관에 맞서 "할 말은 하는" 검찰총장이라는 대중적 인식이 쌓였다. 윤 당선인이 끝까지 가겠다고 한 '징계 취소 소송'도 '추윤 갈등'에서 비롯됐다.추윤 갈등이 극에 달한 건 2020년 11월 무렵이다. 추 전 장관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윤 당선인(당시 검찰총장)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일자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당선인에 대한 전면 압박에 들어갔다.
법원의 판단은?
법원은 우선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처분의 효력을 멈춰달라고 윤 당선인 측의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즉각 윤 당선인은 총장 업무에 복귀했다. 당시 재판부는 징계 사유에 대해 "재판부 판사의 출신,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을 정리해 문건화하는 것은 악용될 위험이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하고 차후 이 같은 문건이 작성되어선 안 된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추 전 장관 측 주장처럼 재판부를 공격·비방할 목적으로 작성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봤다.그러나 본안 소송의 결과는 달랐다. 1심에서 윤 당선인은 패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작년 10월 서울행정법원은 "징계가 적법했고, 면직 이상의 징계가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징계 사유 4가지 가운데 △채널A사건 수사 방해,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주요 사건 재판부 불법 사찰 등 3개의 징계 사유를 모두 인정했다.
윤 당선인 측은 재판부가 객관적으로 증거를 살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재판부가 수많은 업무 관계자 진술과 문건, 각종 법령 규정을 무시하고 소위 친정부 성향으로 알려진 검사들의 진술만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봐서다. 판사 사찰 문건 등에 대해서도 대부분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정보인데 사찰이라고 주장하는 건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2심은 진행될까
윤 당선인의 법적 신분이 대통령으로 바뀌었는데도 검찰총장 재직 시절 받은 징계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이어가려고 하는 이유는 정당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윤 당선인 측 법률대리인인 손경식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에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에 당선됐다고 해서 징계 취소 소송을 그만 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팩트가 있는데 끝까지 제대로 다투지 않으면 거짓이 역사에 남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대통령 당선자는 통상 대선 과정에서 이어진 고소·고발을 당선 뒤에는 소송을 취하한다. 대통령 당선으로 명예가 회복됐으니 굳이 사법 처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에서다. 윤진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자신의 SNS에 "대승적 차원에서 소를 취하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심이 1심과 마찬가지로 청구를 기각한다면, 대통령의 체면이 깎일 것이고 법원이 청구를 받아들이더라도 대통령 당선 때문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염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직무정지 취소 소송은 법원의 판단과 마찬가지로 소의 이익이 없기 때문에 취하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손 변호사는 인수위원회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에 집중해야 해서다. 손 변호사는 "(윤 당선인의 법률대리인인) 나와 이완규 변호사는 인수위에 합류하지 않는다"며 "법무부·검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상대로 싸우고 있는데 인수위에 들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