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야구인으로 살아온 선배 야구인으로서 강정호에게 야구 선수로서 마무리 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영입을 추진하게 됐다"
야구인 선배의 결단에 음주운전 삼진아웃 경력이 있는 강정호(35)가 KBO 리그로 복귀하게 됐다.
키움 히어로즈는 18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요청했고 임의해지 복귀 승인 요청에 앞서 강정호와 2022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는 고형욱 단장이 지난주 미국에 머물고 있는 강정호와 세 차례 통화하며 영입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형욱 단장은 "40년 넘게 야구인으로 살아온 선배 야구인으로서 강정호에게 야구 선수로서 마무리 할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영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강정호는 다수의 음주운전 경력 때문에 사실상 KBO 리그에서 퇴출된 선수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뛰던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다.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이었다.
이 때문에 미국 취업비자를 얻지 못해 2년 가까이 공백기를 보냈고 2019시즌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떠나야 했다.
강정호는 2020년에 국내 복귀를 시도했다. 그해 6월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 이후 4년 만에 야구 팬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당시 강정호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성난 여론을 되돌리기는 무리였다.
강정호는 며칠 뒤 자신의 SNS에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모두 저의 큰 욕심이었다"며 "내 욕심이 야구 팬과 KBO 리그, 히어로즈 그리고 동료들에게 짐이 됐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글을 올리며 복귀 신청을 철회한다고 알렸다.
강정호의 야구 선수 경력은 끝난 듯 했다.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가 2년 만에 다시 손을 내밀면서 선수 복귀의 길이 열렸다.
키움 히어로즈는 강정호와 2022시즌 최저연봉(3천만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2022시즌 KBO 리그 무대를 밟을 수 없다.
강정호는 지난 2020년 5월 국내 복귀를 위해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이때 KBO 상벌위원회는 강정호에게 1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내렸다.
복귀할 때를 전제로 한 징계였는데 당시 강정호가 복귀 신청을 철회하면서 징계가 적용되지는 않았다. 이번 계약을 통해 징계 효력도 살아난다.
따라서 강정호는 1년 유기 실격으로 인해 2022시즌에 그라운드를 밟을 수 없다. 또 300시간의 봉사활동을 마쳐야만 복귀 자격이 주어진다.
키움 히어로즈는 "강정호는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며 국내 입국일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