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18일 쇄신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를 겨냥해 '서오남(서울대 출신 50대 이상 남성)이 주를 이뤘다며 "퇴행적이고 폐쇄적인 끼리끼리 인수위"라고 비난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의원님 한 분 한 분의 귀한 말씀을 새겨 국민의 눈으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당의 4선, 3선 의원님들에 이어 어제 초, 재선 의원님들의 고견을 경청하는 간담회가 있었다"며 "의원님들께선 자기성찰과 반성 위에서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는 말씀과 쇄신, 공정, 철저한 지방선거 준비를 말씀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원님들의 당에 대한 애정과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투지를 읽었다고도 했다.
앞서 일각에선 윤 위원장이 20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일부 지고 있는 만큼 비대위원장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윤 위원장의 발언은 이 같은 사퇴 요구를 일축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용진 비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간담회에서 지금은 혼란과 분열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과 더 잘 해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면을 통해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어 윤 위원장은 윤 당선인 인수위의 면면을 겨냥해 맹폭을 가했다. 그는 "부정부패로 실패한 MB정권 인사들이 인수위를 이끌고 있다"며 "MB아바타 정권이란 말이 세간에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적 합의나 동의 없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무리하고 무례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권 행사를 압박하는 이유가 그 때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도 비난했다.
또 인수위 구성인원에 대해 "대선 과정 내내 청년을 편 가르고 갈등을 조장하더니 인수위 소속 인사 중 여성은 4명뿐이고 2030청년 세대는 단 한 명도 없다"며 "서울대 출신, 평균 연령 57.6세, 전체의 88%가 남성인 '서오남 인수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윤 당선자는 인수위 구성에 있어 여성 할당이나 지역 안배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특정 연령대와 특정 학벌, 특정 지역 출신만 고집하는 인선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지역과 연령대 등 국가 운영에 있어 탄탄한 인선이 있어야 국민의 다양한 눈높이를 국정 운영에 반영할 수 있다"며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이 특히 중요한 때다"라고 강조했다.
채이배 비대위원은 윤 당선인의 청와대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국민 소통을 위해서라며 무리한 공약을 내놓더니 예산 낭비, 국민 불편 등이 뻔한데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정말 국민 소통을 위해서라면 청와대를 개방하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