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코로나' 정책에도 불구하고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가 끊이지 않자 외국에서 수입한 물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어 들어왔을 수 있다면서 방역실패에 따른 문책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000년 6월 베이징 신파디도매시장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노르웨이산 수입 연어가 주범으로 지목된 이후 수입냉동식품은 중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유력한 용의자였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난 1월에 베이징에서 확진자가 몇 명 나왔을 때는 국제소포가 문제가 됐다.
오미크론 변이에 확진된 남성이 캐나다에서 미국과 홍콩을 거쳐 온 편지를 받았는데 이 편지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해외에서 물품 구매를 최소화하고 고 위험 국가에서 온 우편물은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집 밖에서 우편물을 개봉하고 소독하라는 당부가 이어졌고, 베이징에 배달되는 모든 우편물과 택배는 검역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콜드체인에 의한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해외 전문가들은 북미의 오미크론이 우편물을 통해 중국에 전파됐을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우편물 표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생존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배송된 제품이나 포장을 통해 전파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다시 코로나19가 유행이다. 연일 세 자리수 감염자를 기록하고 있고 1선 대도시 선전과 인구 2400만 명의 지린성은 도시와 성을 봉쇄하는 등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저장성 원저우시 창난현 방역 당국은 지난 8일 '수입 물품 소독 작업에 관한 통보문'에서 "저장성 창난 링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한국 수입 의류와 접촉한 사례가 나왔다"면서 "수입 물품에 대한 코로나 방역 강화를 위해 개인, 기업, 상점들은 구입 물건에 대해 소독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저장성 샤오싱시도 7일 공식 위챗을 통해 "최근 항저우시 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외국 수입 의류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수입 자제 대상의 예로 코로나19 상황이 특히 심각한 한국에서 수입하는 의류나 물품을 지목했다고 한다.
항저우 방역당국도 "한국 수입 의류 관련자와 옷에 대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면서 "55건의 한국 수입 의류 중 51건을 폐기하고 이미 팔린 4건에 대해 검사를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아니면 말고'식의 뒤집어씌우기는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인 차이나데일리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한으로 수입된 미국 바다가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콩과 인접한 선전에서는 최근에 감염자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를 홍콩에 돌리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한국 의류로 책임을 몰아가는 분위기는 소수다. 인터넷 포털에서 연관 단어를 몇 개 넣어야 검색되는 수준이다. 비과학적인 면피용 떠넘기기는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