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靑 안쓸거면 우리가" 국민의힘 반발 나오자 "신경꺼"[영상]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尹당선인 측의 집무실 이전 추진에 회의적 글 올려
일제시대에 비유하기도, 국민의힘 반발하자 탁 비서관 "신경끄라"며 응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윤창원 기자
윤석열 당선인 측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은 '조롱과 비아냥'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그러자 탁 비서관은 "임기 54일 남은 의전비서관에 신경끄라"고 응수해 감정섞인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을 두고도 물밑 신경전이 이어지는 와중에 양측 감정의 골이 커지는 양상이다.

청와대 전경. 연합뉴스
탁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와대 이전 결정에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탁 비서관은 "이미 설치·운영·보강돼 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이 아깝다"며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 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일해온 정원 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를 구술해 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도 모두 그리워지겠죠"라고 아쉬워했다. 또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전에 (대통령 휴양지) 저도를 반환했을 때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 관심이 사라지고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후반에 나왔다. 탁 비서관은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며 별안간 일제시대를 소환했다.

탁현민 SNS 캡처
그러면서 "근데 여기 안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되나 묻고는 싶다"며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테니"라고 글을 맺었다.

이에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며 "무엇보다 빈틈없는 정권 이양에 몰두해야 할 청와대 참모진으로서 오늘의 언사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난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폐쇄적이었던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당선인을 일본에, 국민을 왕정 시대의 신민으로 비유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 없다"며 "5년 전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며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옮기겠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오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뭐라 말할 텐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부디 탁 비서관의 인식이 청와대 참모진 모두의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부디 자중하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며 정권 이양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해주길 당부한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측의 논평을 접한 탁 비서관은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탁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외람되지만, 임기54일 남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신경끄시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십셔. 충성."이라는 글을 올렸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