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된 '닭과 가족'은 이중섭(1916~1956)의 말년작으로, 긴 세월 떨어져 지내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작품 속 가족은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는데, 이는 다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단단한 유기체의 모습이다. 가족과 뒤엉켜 있는 닭은 작가의 분신이다.
이중섭의 가족은 한국전쟁 발발 후 월남해 피난 생활을 하다가 1952년 6월 이중섭만 두고 일본으로 떠났다. 이중섭은 1953년 일본에서 잠시 가족과 재회했을 뿐 1956년 작고할 때까지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케이옥션 측은 "이중섭의 작품 속 가족은 개인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 시대의 우울과 절망, 시대를 살아가는 한 예술가의 초상이 담겼다"고 말했다. '닭과 가족'은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전 '이중섭, 백년의 신화'에 출품됐다. 경매 시작가는 14억 원이다.
'화실'은 김환기가 파리에 체류할 때 그린 작품이다. 타국에서 무명화가로 살면서 그는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작품은 달이 뜬 하늘과 백자 항아리가 놓인 화실을 한 화면에 담아 고국에 대한 화백의 향수를 비춘다. 경매 시작가는 16억 원이다.
22일 열리는 서울옥션 경매에는 총 122점, 163억 원 규모 작품이 출품된다. 이우환의 150호 크기 대작 '점으로부터'(1982) 2점과 1970년대 추상미술 아이콘 스탠리 휘트니의 '무제'(1999)도 눈길을 모은다. 시작가는 각각 17억 원, 18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