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되면 돈 드려요"…中 확진자 급증에 격리보험 잇단 중단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중국 후주보험공사가 17일 격리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앞서 14에는 온라인보험사인 중안보험도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수지타산이 안 맞게 된 보험사들이 격리보험 상품을 없애거나 지급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격리보험은 확진자뿐만 아니라 밀접접촉자까지 격리시키는 엄격한 방역정책의 산물로 코로나까지 장사의 기회로 삼는 중국 기업들의 상술로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1년에 9.9위안(약 1900원)만 내면 하루에 200위안(약 3만 8천 원)씩 격리비용을 지급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베이징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인 류 모씨도 지난해 연 보험료 48위안(약 9천 원)에 격리당하면 하루 200위안씩 받는 상품에 가입했다. 남편 포함 4가족이 한번 외식할 수 있는 비용이었다. 그런데 그가 사는 아파트에서 지난달 말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면서 14일간 격리된 끝에 1만 1200위안(215만 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중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지난 14일 베이징 한인 밀집 지역인 왕징에서 코로나19 전수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환자가 급증하고 수천만 명이 동시에 격리되는 상황에 직면하자 문제가 생겼다. 중국 동북부의 지린성과 남부 광둥성 선저우만 해도 도시봉쇄로 4천만 명의 발이 묶였다. 코로나 환자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만들어진 상품이 일일 확진자 수천 명에 격리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시기에 돈 먹는 하마가 된 것이다.
 
그러자 초저가 보험료를 내세워 사업을 끌어올리던 기업들은 빠르게 가격을 인상하고 청구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류 씨가 작년에 구입한 요금제는 이미 시중에서 사라졌다. 여전히 판매되는 상품들은 보험료 지급에 엄격한 조건이 붙었다.
 
이러다 보니 분쟁도 많이 생기고 있다. 인터넷 포털 시나닷컴에서 운영하는 비즈니스 분쟁 조정 플랫폼(Black Cat Complaint)에는 격리보험과 관련된 1800건 이상의 불만이 올라 있는데 대부분 보험금 지급이 안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중국의 은행보험 감독관은 지난 1월에 각 보험사에 긴급 통지를 보내 소비자를 오도하거나 검역 보험 상품을 "악의적으로" 과장하는 것을 금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