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
'이번 대선에서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지역은 서울이었고 그 서울 민심의 핵심에는 부동산이 있었다' 아마 대부분 동의하실 겁니다. 민주당과 현 정부 역시 부동산 정책 실패에 공감하면서 반성문을 내놓기도 했었죠. 그래서 새로 들어설 정부는 이 부동산 정책에 당연히 손을 댈 겁니다. 인수위 측에서 서울시에다가 담당자 파견을 요청했다고 하죠. 아예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그림을 함께 그리겠다는 건데요. 부디 잘 그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요. 저희가 잘 그릴 수 있게 이 분의 조언을 한번 들어보려고 합니다. 어렵게 모셨어요. 홍익대 건축학부 유현준 교수 어서 오세요. 교수님.
◆ 유현준>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저희가 LH 사태로 한창 뜨거울 때 모셨었잖아요. 그때 참 뼈아픈 충고 해 주셨는데 뭔가 계속 격변기에 모시는 느낌이에요. (웃음) 오늘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아까 오시면서 저희 1부 인터뷰 혹시 들으셨어요?
◆ 유현준> 아니요. 못 들었습니다.
◇ 김현정> (웃음) 준비하시느라 못 들으셨구나. 청와대 이전 문제, 건축학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잠깐만 좀 여쭙고 가고 싶어요.
◆ 유현준> 저는 이런 말씀 드려도 되나 싶기는 한데 신의 한 수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 김현정> 신의 한수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유현준> 사실은 제가 여기저기 많이 다녀봤는데 예전에 한번 국방부에 강연차 한번 가본 적이 있는데 거기 가보고 제가 태어나서 봤던 뷰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 유현준> 뷰가 좋아서요. 저는 풍수지리를 잘 모르겠지만 (웃음) '이런 데 대통령 집무실 같은 거 있으면 정말 좋겠다' 그 생각을 했었어요. '거기에 왜 국방부장관이 앉아 있지?'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거기 정말 뷰가 제가 태어나서 본 곳 중에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왜 점령군들이 다 여기에 와서 진을 쳤는지 알겠더라고요.
◇ 김현정> 교수님은 지금 세계 여러 곳 다 다녀보신 건축학자신데.
◆ 유현준> 그중에 최고였던 것 같아요. 뷰가.
◇ 김현정> 다른 나라랑 비교해도요?
◆ 유현준> 그래서 '여기는 너무 위치가 너무 좋다. 그래서 미군이 주둔했나보다. 그나마 국방부가 여기를 차지해서 다행이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정말 좋아요.
◇ 김현정> 그런데 전망 좋다고 대통령 집무실 옮겨라, 그거는 아닐 테고요.
◆ 유현준> 네, 그거는 아니죠. 일단 청와대는 지금 상태가 물론 디자인적으로 봤을 때 더 개선의 여지는 있겠지만 애초에 청와대가 만들어졌을 때 당시의 배치가 '정말 청와대 경호실에서 거의 디자인을 했구나' 그런 느낌이 들 정도예요. 그러니까 앞부분 주 출입구에 경호대가 두 개 건물이 좌우로 경비실처럼 있고, 그 앞에 여민관이 있고. 그렇게 1차적으로 바리케이트처럼 돼 있고 그 안에 집무실과 다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소통이 될 수가 없는 구조라는 생각은 좀 들어요. 배치의 상태가요.
◆ 유현준> 그러니까 수비하기에는 되게 좋은 곳이긴 한데요. 그리고 그 위치 자체가 제가 볼 때는 한양 도읍을 정할 때 경복궁이 위치해 있고 그 앞에 육조거리가 있었잖아요. 그 당시를 생각해 보시면 사람들의 교통수단이 걷는 거였어요. 그러니까 한양 도성의 경계부가 남대문까지잖아요. 딱 거기까지가 이때 사람들이 상상하는 수도의 영역인 거예요. 그러니까 그 당시로 봤을 때는 남대문까지가 수도의 중심이니까 청와대가 괜찮은 지역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제가 청와대의 영빈관에 가서 테라스에서 쭉 내려다 보면 앞에 큰 빌딩들이 있고 그 뒤로 남산이 막고 있어요. 지금은 자동차 시대잖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공간의 경계영역이 훨씬 넓어졌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 영역으로 보면 사실은 앞에 건물도 막고 있고, 남산도 막고 있고 되게 답답한 지경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서울도 강남으로 확장되면서 4대문 안쪽의 도읍 바운더리에서 훨씬 더 넓어지면서 중심축이 어떻게 보면 경복궁 쪽에서부터 용산쪽으로 옮겨오는 게 아닌가, 그 생각은 해요.
◇ 김현정> 그러니까 경호라든지 보안 문제, 교통 문제, 일단 이런 건 차치하고 건축학자 입장에서, 디자인 적인 측면이나 전체 지리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용산이 괜찮다는 거군요.
◆ 유현준> 네, 괜찮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신의 한수라는 표현까지 하셨어요.
◆ 유현준> 그거는 제가 조금 과했던 것 같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건 좀 무리했던 걸로.
◆ 유현준> 어쨌든 저는 되게 괜찮다는 생각은 해요.
◆ 유현준> 그거야 뭐 행정부 마음이겠죠. 그런데 확실하게 지금의 청와대 자리는 수성하는 쪽으로는, 왜냐하면 왼쪽에 언덕이 있고 오른쪽에 인왕산이 있고 수비하기에는 좋은 형세이기는 한 것 같은데요. 미래지향적으로 본다면 옮기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향후에 미군 부대가 이전을 하고 나면 거기가 용산 가족공원으로 다 오픈 될 거 아니에요. 그러면 앞에 시민들이 올 수 있는 공원이 딱 있고 그 위에 청와대가 있으면 약간 백악관하고 비슷한 컨디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백악관을 보시면 앞에가 워싱턴 내셔널 몰 같은 기념관들이 딱 있고 거기에서 백악관이 약간 언덕에 올라가게 되어 있잖아요. 그런 구조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하기는 지금은 미군기지가 이전을 안 했지만 이전한다고 하고 공원이 되면. 알겠습니다. 건축학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여쭸고요. 본 주제로 가겠습니다. 이번 선거 전체 표차이가 24만 7000여 표였는데 이재명 후보가 서울에서 30만 표 차이로 졌거든요. 그러면 '결국 서울 표 30만이 굉장히 결정적이었다' 이렇게들 분석을 합니다. 그러면 서울 민심은 뭐가 좌우했느냐? 부동산이다! 동의하십니까?
◆ 유현준> 아무래도 그게 제일 큰 변수이기는 했겠죠.
◇ 김현정> 저희가 그 지도 한번 보여드릴게요. 보셨는지 모르겠어요. 각 구별, 동네별 득표율 현황인데요. 민주당 분들이 이걸 보면서 땅을 쳤다고 그래요. 무슨 얘기냐 하면 애초에 민주당 표가 잘 안 나오는 빨간 곳들, 제가 유튜브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빨간 곳들은 그렇다 치고 파랗게 되지 못하고 하늘색인 곳들 보이죠? 저 하늘색인 곳들은 파랑이 될 수 있었는데 왜 하늘색에 머물렀는가, 왜 핑크색인가? 이걸 분석해 보니까 결국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서 이분들의 세금 부담이 올라가고 그 세금 부담 때문에 표심으로 연결된 거 아닌가? 이런 분석들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결국 부동산이다.
◆ 유현준> 그런 정치하시는 분들이 한 분석이고, 저는 잘 모르죠. (웃음)
◆ 유현준> 저는 근본적으로는 그렇다고 봐요. 우리가 집을 갖고 싶어 하는 것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게, 이게 사실은 개미나 벌 같은 곤충들도 집을 짓고 새도 둥지도 만들잖아요. 그런 자기만의 보금자리를 갖고 싶은 것은 어떻게 보면 생명체가 가지는 근본적인 욕구거든요. 심지어는 식물들도 자기 땅이 있단 말이에요. 얘네들도 지주예요. 땅에 심겨 있는 나무들은. 그러니까 모든 생명체가 그런 욕구를 가지는 이유는 단순해요.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생명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데 그 속박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유현준> 그러니까 시간의 속박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생명 수명을 늘리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될 수 있고, 공간의 자유를 얻는 방법은 그걸 소유하는 거거든요. 자기가 완전하게 컨트롤 할 수 있게끔. 그러니까 그런 것들은 좀 이해를 하고 접근을 해야 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리하여 '내 집 마련이라는 본능과 싸우지 말고 그걸 이용하는 정책을 펴라' 계속 주문하셨던 거 아닙니까?
◆ 유현준> 네, 그렇습니다. '좀 필요한 곳에 지어라' 그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지어야지 자꾸 '야, 여기다가 모여살면 안 좋은 거잖아 지방 가서 좀 살아야지. 균형발전하고. 그러면 거기다 집 지어줄 테니까 거기로 가라' 계속 그런 식으로 하면 '나는 여기를 원하는데 왜 저기다 짓냐고?' 이런 단 말이에요.
◇ 김현정> '내 직장 근처에 한 평에 사는 게 낫지, 저 멀리 40평 집에 가서 한 시간 반씩 왔다갔다 출퇴근해라? 내가 싫다는데 왜 자꾸?' 이런 거예요.
◆ 유현준> 왜 그렇게 살라고 하느냐. 결국에는 그게 시장에서 원하는 것과 반대되는 공급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집값이 계속 오르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 유현준> 일단은 몇 백만 호씩 아파트 때려짓겠다는 생각은 저는 좀 위험한 것 같고요.
◇ 김현정> 지금 후보들이 다 그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공급 엄청 하겠다' 그런데 왜 그게 위험합니까?
◆ 유현준> 일단 너무 많이 관 주도로 그렇게 많이 공급을 하기 시작하면 주택의 스타일이 점점 획일화 될 수 있거든요.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해요. 이거를 공급의 양만 생각할 게 아니고 다양성을 늘리는 질적인 향상도 이번에 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러려면 규모를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재건축, 재개발하는 걸 3000세대, 1만 세대, 이렇게 하는 것보다 한 몇 십 세대 몇 백 세대 수준으로 소규모로 해서 기존에 있었던 도시의 구조를 너무 훼손하지 않으면서도요. 그래서 제가 '공간의 미래' 책에서 얘기했던 것들이 '몇 십 개 필지씩 모아서 지하주차장을 만들만한 규모가 되면 하자' 그게 보면 최근에 서울시에서 하는 모아주택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 거를 좀 더 활성화시키는 쪽으로 가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유현준> 그렇습니다.
◇ 김현정> 도시의 개성? 스타일을 살려야 된다?
◆ 유현준> 다양성을 살려서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특별하게 자동차나 이런 걸 타지 않고 걸어다니면서 주변에 숲세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여러 개의 권역으로 개성있게 개발이 되어야 한다라고 보거든요. 그렇게 돼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항상 교수님은 제 인터뷰 하실 때 마다 그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건축하시니까 그러시겠지만. '서울을 크게 보면서 개성을 살려주는 공간이 돼야 한다. 똑같은 아파트가 쫙 들어서는 거 말고'
◆ 유현준> 진짜 그거는 너무 전체주의적인 성향이죠.
◇ 김현정> 개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조금 조금씩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줘야 된다.
◆ 유현준>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조금 조금씩 개발해서 언제 공급 늘리고 언제 부동산 문제 풀어요?
◆ 유현준> 이게 지금 사실은 한 10년 밀린 숙제기 때문에 2~3년 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에요. 앞으로 10년은 걸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향후 5년 안에 절대로 이 문제는 해결될 거라고 보지 않고요.
◇ 김현정> 그래요?
◆ 유현준> 네, 최소한 지금부터 시작해도 6년 뒤쯤에나 효과가 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단기간에 일단은 사람들의 불안심리 같은 것은 제가 볼 때는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의 거품은 빠지겠지만 우리가 좀 인내심을 가지고 해야 된다. 그러니까 이게 좀 문제인 것 같아요. 너무 급하게 하려는 것들이.
◇ 김현정> 지금 큰 그림은 그려주셨어요.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에 집을 짓게 해 주자라는 건 맞지만 획일적인 공급, 와다다다 짓는 것에 대해서는 난 반대한다' 큰 그림을 그려주셨고 그러면 당선인의 공약을 가지고 세부적인 거 짚어보겠습니다. 첫째 공약! 재건축, 재개발을 완화하겠다는 건데 일단 그 방향은 맞습니까?
◆ 유현준> 네. 맞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사실은 서울에서 재건축 허가 안 내줬던 이유가 뭐냐면요. '재건축 원한다고 다 내주면 새 아파트 단지의 가격을 오르면서 주변에 영향을 주고 서울시 전체의 집값을 끌어올릴 것이다' 그래서 재건축 그렇게 20년 원해도 안 해 주고 그랬던 건데요.
◆ 유현준> 맞습니다.
◇ 김현정> 그 문제 생기지 않을까요? 부동산 또 오르지 않을까요?
◆ 유현준> 그래서 지난 10년간 안 했잖아요. 그래 가지고 이렇게 올랐잖아요. 이제 해 봤으면 반대 방법도 써봐야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오른다고 계속 안 해서 지금 오른거잖아요.
◇ 김현정> 막아서 오른 거예요?
◆ 유현준> 네. 저는 막아서 올랐다고 봐요.
◇ 김현정> 그러면 풀어주는 방향은 맞은데 풀어주되 어떻게 조심할 것은 없어요?
◆ 유현준> 그러니까 아까 말씀 드린대로 너무 대규모로 만들게 되면 메이저 건설사들이 공사 따고, LH, SH 같은 플레이어들만 들어오면 대여섯 개밖에 없잖아요. 그러면 또 우리의 서울은 파괴될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죠.
◇ 김현정> 그 조금조금이라는 게 무슨 말씀이신지 아주 구체적으로 안 와닿는데요. 해 주긴 해 주는데, 허가 내주긴 내주는데 조금조금 내줘라?
◆ 유현준> 예가 뭐가 있을까요. 어떤 지역이 있는데 그 지역에 도로들이 있잖아요. 큰 도로 나눠진 블록들이 한 30개 된다고 치면 기존에는 우리가 아현동 같은 데 재건축 할 때 기존에 있는 도로 같은 걸 다 밀어버리고서 몇 만 세대를 한꺼번에 디자인을 하잖아요. 아파트 단지로요. 그러지 말고 기존에 있던 도로망 같은 것들은 유지를 좀 하고, 그리고 큰 도로망들은 유지를 좀 하고 몇 십개씩만 묶으면 한 2000평 단위로 땅을 쪼개면 그럼 그 안에서 여기는 개발되고 저기는 안 되고 이렇게 되면서 점차적으로 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거거든요.
◇ 김현정> 크게 해서 똑같은 단지로 쫙 까는 거 말고요?
◆ 유현준>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사실 좀 빨리 되고, 사실 우리는 그게 더 모양이 더 예쁜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게 아니에요?
◆ 유현준> 그렇게 되면 은평구 뉴타운 같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 걸로 서울이 다 도배가 된다고 하면 사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지방혁신도시를 만들었을 때 제일 안타까운 게 그걸 만들 때 구도심에 가서 공기업으로 옮겨서 했으면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졌을 텐데 그거를 좀 쉽게 하기 위해서 신도시를 만들고 또 아파트 단지를 만들었잖아요. 그러면 똑같은 복사판밖에 안 나오거든요. 그래서 서울에다가 그런 복사본들을 또 몇 백 개를 만들 필요는 없는 거죠. 그러면 메이저 건설사만 좋아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서울의 개성, 서울의 미는 다 죽는 거다?
◆ 유현준> 그렇죠.
◇ 김현정>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그런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말씀. 두 번째 대선 공약. 'GTX A, B, C, D노선 연장하고, E, F 노선은 신설하겠다' 이거 실현가능성 있습니까?
◆ 유현준> 제가 볼 때는 실현은 당연히 가능하기는 하지만 그걸 꼭 해야 될까 하는 생각을 해요.
◆ 유현준> 우리의 기본적인 생각은 계속해서 빠른 지하철을 뚫어서 사람을 움직이게 하겠다라는 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잖아요. 저는 계속 얘기하는 게 '사람을 지하실로 보내서 빠르게 움직이게 하지 말고 물건을 지하로 내려보내서 빠르게 움직이게 하고 사람은 좀 위에서 편안하게 살게 하자'
굳이 그쪽으로 안 가도 되게끔 도시를 만들 생각을 안 하고 GTX를 계속 그렇게 뚫어대기 시작하면 결국에는 GTX 지도를 한번 딱 보시면 제일 모이는 데가 어디냐면 삼성동, 강남 이쪽이거든요. 그러면 거기에 또 집중도가 더 올라갈 거라고요. 예를 들어서 킨텍스와 삼성역을 연결하는 GTX 라인이 뚫리면 삼성동 사람이 킨텍스에 가서 노는 것보다 킨텍스에서 GTX 타고 삼성동에 가서 노는 게 더 많아질 거라고요.
◇ 김현정> 일산에서 강남 삼성동으로 오는 게 많을 것이다?
◆ 유현준> 네, 그렇게 계속해서 우리가 지방균형발전이 어려웠던 이유가 KTX가 계속 뚫리면서 교통수단이 발달하면 중앙의 집중화현상이 더 커지거든요.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반대가 되는 게 아닌가.
◇ 김현정> 그거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시다. 알겠습니다. 이거 듣다 보니까 시야가 뚫리고 귀가 뚫리는 느낌인데 시간 별로 없지만 코로나가 말이죠. 끝을 향해 간다. 터널의 끝이 보인다 하는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 코로나 이후의 주거환경은 어떻게 될 것인가? 어떻게 돼야 될 것인가? 생각해 보셨어요?
◆ 유현준> 사실은 큰 그림에서 봤을 때는 이미 제가 앞서 말씀드린 다양성을 키우는 쪽으로 가야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보면 좋은 기회를 좀 놓쳤다고 생각은 해요. 코로나가 있을 때 좀 변화의 드라이브를 빨리 걸었어야 되는데 그 시간은 거의 다 많이 지나갔고 잘못하면 옛날 한 2, 3년 전으로 똑같이 회귀할 가능성이 많고요.
그래서 제가 주문하고 싶은 것은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해서 공간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질 건 뻔하거든요. GNP 올라갈수록 우리는 탁구 치다가, 테니스 치다가, 골프치다가 점점 더 넓은 공간을 원하는 쪽으로 늘어나거든요. 그러니까 수요가 늘어날 텐데 어떤 수요가 늘어날 건지는 좀 봐야 할 것 같고요. 1~2인 가구가 60%가 넘었단 말이에요. 그러면 1인가구, 2인가구를 위한 새로운 주거 유형들을 대량으로 공급할 생각을 해야 된다. 그러니까 과거에 70년대 우리가 4인 가족 중심의 것을 대량공급 하듯이 1~2인 가구를 대량 공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정부의 부동산정책 입안자들에게 이것만은 반드시 기억하라.
◆ 유현준> 그런 거 없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잠깐, 윤석열 당선인 만나셨어요? 못 만나셨어요? 혹시 만나보신 적 있으세요?
◆ 유현준> 옛날에 만났죠. 후보로 나올까 말까 할 때.
◇ 김현정> 나올까 말까 할 때 그때 막 전문가 찾아다니고 이럴 때 그때 유 교수님 만나셨어요? 뭐라고 하셨어요? 뭐라고 조언하셨어요?
◆ 유현준> 제 유튜브를 다 보셨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다 아시더라고요.
◇ 김현정> 알아들으시던가요?
◆ 유현준> 네. 그래서 대부분 제가 무슨 얘기하려고 하면 '그거 어디서 말씀하셨던 거죠?' 하고 다 알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냥 제 '공간의 미래' 책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거기에서 다 했습니다.
◇ 김현정> 아까 그 얘기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시민을 가르치려 들지 말고 인간의 본능과 싸우지 말아라 그거를 좀 생각하면서 부동산 정책, 우리 부동산이 안정되기를 바랍니다. 유 교수님 고맙습니다.
◆ 유현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유현준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