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춤춘다…독일 추상화가 사빈 모리츠 개인전

Sabine Moritz, Andromeda, 2021, Oil on canvas, 200 x 200 cm
독일 여성 화가 사빈 모리츠(53)의 아시아 첫 개인전 '레이징 문'(Raging Moon·휘황한 달)이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사빈 모리츠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한 회화, 에칭 연작 등 50여 점을 소개한다.

추상과 구상을 오가며 작업하는 작가는 2015년부터 추상 회화에서 정신적 풍경을 다뤘다. 자연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심상을 스케치 없이 캔버스에 그려낸다. 총천연색 물감과 춤추듯 자유로운 붓질로 창조해낸 세계는 색채의 향연이다. 찬란하고 생기 넘친다.

사빈 모리츠는 "구상 회화가 구체적인 경험과 공간, 생각을 표현한다면 추상 회화는 보편적이지 않은 인간이 영역과 감각적인 영역을 다루며 이는 정신적인 세계로 옮겨간다"고 말했다.

Sabine Moritz, Chrysanthemums and Skulls, 2015, Oil on canvas, 70.5 x 91.5 cm
추상 회화와 결이 달라 보이는 정물화와 풍경화도 볼 수 있다. 노란색 국화와 해골이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국화와 해골'(Chrysanthemums and Skulls), 푸른 하늘과 강가에 덩그러니 놓인 나무배를 그린 '배'(Boat) 등은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추함의 공존과 역설을 은유한다.

Sabine Moritz, Rose 9_9_21, Oil on etching, 47.5 x 37.5 cm
에칭 작품도 눈에 띈다. 12점의 '장미'(Rose) 연작과 3점의 '봄'(vernal) 연작이 관객을 만난다. 장미 연작은 장미라는 동일한 대상을 에칭으로 형상화한 뒤 그 위에 유화 물감과 크레용을 덧입히는 식으로 작업했다.1969년 동독에서 태어난 사빈 모리츠는 1985년 서독으로 이주한 뒤 오펜바흐미술대학교와 쿤스트아카데미 뒤셀도르프에서 수학했다. 이 곳에서 현대미술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90)를 만나 1995년 결혼했다. 테이트모던, 도이체방크컬렉션, 독일연방의회미술관, 루이비통모에헤네시재단 등 유수한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Sabine Moritz, Spring, 2021, Oil on canvas, 180 x 15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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