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후 첫 50만 명대…잇따른 ·신속검사 양성 인정 영향
17일 서울시 등 전국 17개 시도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밤 9시까지 전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54만 9854명을 기록했다. 전날 40만 741명을 기록하며 40만 명대를 처음으로 기록한 지 하루 만에 50만 명대로 치솟은 것으로 자정까지 확진자를 고려하면 수치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지난 1월 셋째 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지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유행세가 꺾이기는커녕 계속 증가세를 나타내는 이유로는 날씨가 풀리며 사람들의 대면 접촉이 늘어난 점, 자연 감염 인구가 적은 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유행 한가운데서 거리두기를 서서히 풀거나 방역패스나 격리 지침을 없애거나 대폭 축소하는 등 잇따라 방역완화 정책을 펼쳐온 것도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지난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도 확진으로 인정하며 검사 체계가 빨라진 점 또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 "예측한 범위"…거리두기 완화 가능성 높아
확보한 중증 병상 등 의료체계도 유행 규모를 감당 가능한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올해 신규로 들어오는 의과 공중보건의사 512명을 코로나19 대응 업무에 배치하면서 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도 일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유행의 정점이 아직 지나지 않았음에도 오는 20일로 끝나는 '6인·밤11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차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제한 시간을 12시로 늘리고 인원은 현재대로 유지하는 방안과 2인 더 늘려 8인으로 하는 방안 등이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행 더 커질 우려도…"정부, 의료체계 여력 한계 인정해야"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영업제한 시간이 1시간 늘었다는 자체가 유행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계속된 방역 완화 메시지가 국민들의 경계심을 허무는 시그널을 주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이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계속 바뀌니 예측하는 정점이 꼭 맞으리라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행 규모가 계속 커질 경우 의료체계가 흔들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일정 시점 이후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전날 기준 위중증 환자는 1244명으로 사흘 연속 최다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행규모를 줄이지 않고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막을 수 없고 늘어나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치료하고 싶더라도 의료체계를 넘어서는 환자가 발생하면 사망자는 급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쓸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을 다 해체해 놓은 마당이니 정부는 의료체계의 여력에 한계가 왔음을 인정하고 지금의 의료체계 붕괴 직전의 상황을 국민들께서 솔직하게 고백하고 국민들이 개인적인 감염 예방 노력에 동참해 주시기를 호소해야 한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