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수사 뭉개기' 박은정 고발사건, 수원지검 이송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연합뉴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수사를 무마했다는 혐의로 박은정(50·사법연수원 29기) 성남지청장을 고발한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원지검으로 넘어갔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박 지청장 사건을 전날 수원지검으로 이송했다. 이미 수원지검과 관할 경찰에서 박 지청장 사건을 진행 중이라 중복 수사를 피하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연합뉴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두산·네이버 등으로부터 약 160억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게 건축 인허가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성남FC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내홍은 올초 박하영(48·31기) 전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돌연 사표를 던지면서 점화했다. 당시 박 전 차장의 사직 배경에는 상관인 박은정 지청장과의 갈등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검토한 박 전 차장이 수차례에 걸쳐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박 지청장은 4개월간 아무 결론도 없이 사건을 뭉갠 것으로 알려졌다.
박하영 전 성남지청 차장검사. 연합뉴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 박 지청장의 수사 무마 의혹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중앙지검뿐만 아니라 수원지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에도 고발이 접수됐다. 지금까지 각 수사기관에 들어온 관련 고발장만 5건 이상으로 파악된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박 전 차장의 사직으로 논란이 확대되자 신성식(57·27기) 수원지검장에게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수원지검은 지난달 7일 성남지청에 보완수사를 지휘했고, 성남지청은 경기 분당경찰서에 사건을 재차 내려보냈다.

검찰 내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박 지청장은 과거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근무하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징계를 주도했다. 신성식 수원지검장은 징계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석해 기권표를 던졌다. 신 지검장은 박 지청장 고발 사건을 먼저 마무리한 다음 수사 무마 의혹 진상조사 결과를 김오수 총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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