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회장은 이날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한 부회장은 'GOS 논란과 관련해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한 주주의 질문에 이 같이 사과하며 단상 아래로 내려와 고개를 숙였다.
한 부회장은 "게임들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해 스마트폰의 성능을 최적화하려는 의도로 GOS 기능을 기획했다"며 "고사양 게임은 장시간 일관성 있는 성능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게임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한 적정 한도까지 CPU, GPU의 성능을 제한해 발열은 최소화하고 대신 일관성 있는 성능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발열 등 안전 이슈가 발생할 우려가 없느냐'는 주주 질문에는 "고객 불만 사항 개선을 위해 성능 제한을 풀더라도 온도 제어 알고리즘으로 안전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단말 정책을 변경하더라도 사용자 안전에는 문제가 없도록 과도한 발열 방지 기능은 지속 적용된다"고 답했다.
한 부회장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대책으로 "저희가 GOS에 대해 사죄도 했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했다"며 "회사가 성장하고 저희 제품이 많이 팔리는 데 지장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지나친 원가 절감 문제에 대한 지적에는 "고객이 원하는 핵심기능 위주로 기기 사양과 프로세스 전반을 최적화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프리미엄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품질을 양보하지 않는다. 향후에도 완성도 높은 제품 경험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한 제품을 소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갤럭시 S7 시리즈부터 과도한 발열 등을 방지하는 소비자 안전 조치 명목으로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기능을 탑재했다. GOS는 고사양·고화질 게임을 실행하면 활성화되는 기본 탑재 앱으로, 초당 프레임 수와 GPU 성능을 인위적으로 일부 조절한다.
종전에는 이용자들이 유료앱 설치로 GOS 기능을 차단할 수 있었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 이후 이 우회로가 막힌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벤치마크 앱을 통한 성능측정 시에는 GOS가 작동하지 않아 '성능 조작' 의혹으로 번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한편, 이날 주총장 앞에서 항의 문구를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으로 송출하는 트럭 시위를 벌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