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제안'을 공식화 하면서 사면이 정치권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사면을 연결시키면서 벌써부터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임기 말 사면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도 흘러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내다봤다. 윤 당선인이 '국민 통합'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청와대가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국민 공감대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만큼 이를 뒤집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문 대통령이 사면으로 소위 말하는 '딜'을 하실 분은 아니다"며 사면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윤 당선인 측이 문 대통령을 만나기도 전에 '사면 제안'을 예고한 것 자체에 불쾌해 하는 분위기도 있다. 임기가 살아있는 대통령에게 고유 권한인 사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 자체가 월권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윤 당선인이 배석자 없이 이뤄지는 독대에서 문 대통령을 어떻게 설득하는지가 대통령의 사면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중인 김 전 지사는 문 대통령의 입장에서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의 사면을 넘어 복권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의 동시 사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배석자 없이 독대하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오찬 회동이 그저 형식적인 만남에 그칠지, 사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