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제이슨 마틴의 신작 회화 11점과 드로잉 2점을 선보인다. 끊임없이 새로운 재료와 기법을 모색해온 작가는 신작 제작을 위해 10년 만에 붓을 들었다. 마치 안무가처럼 본인의 몸을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펼쳐낸 붓놀림은 작품 내 하나의 점으로 수렴된다.
붓질할 때 두꺼운 안료를 쓰기 때문에 기존의 캔버스 대신 알루미늄을 지지대로 사용했다. 알루미늄이 빛을 포착하고 반사하는 덕분에 그림들은 은은한 광채를 품고 있다. 지혜진 큐레이터는 "이번 작품은 관람객의 시선이 중요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작품의 색감 등이 미묘하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제이슨 마틴은 본인을 추상화가를 가장한 풍경화가라고 소개한다. 작품에 나타난 선과 물결 모양 곡선은 관객을 상상 속 풍경으로 안내하고 3차원 세계로 인도한다. 이 곳은 어느새 사색의 공간으로 거듭난다.
제이슨 마틴은 영국과 포르투갈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1997년 영국의 '영 브리티시 아티스트'(YBAs·Young British Artists)를 탄생시킨 전설적인 전시 센세이션'에 참여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회화의 가능성을 역설하며 그림을 그리는 신체적 행위와 재료의 물성에 기반한 작가 고유의 표현 기법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시는 4월 1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