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 후 코로나도 확진…'발 동동' 70대 모두가 도왔다

충남 아산서 작업 중 사고…수술 전 검사서 양성 '기약없는 기다림'
천안 나은필병원, 감염 우려 불구 봉합 수술…기지 발휘해 위험 최소화
아산보건소·충남도의사회·천안 동남소방서·의료진 '한 뜻'에 건강 되찾아

음압캐리어 안에서 환자의 손만 꺼내 수술을 진행하는 모습. 충남도 제공

손가락 절단 사고에도 코로나19 확진으로 발만 동동 구르던 70대가 충남 천안의 한 민간병원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게 됐다.
 
15일 충남도에 따르면 아산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A씨는 지난 2일 작업 중 왼손 약지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즉시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봉합 수술은 받지 못했다. 해당 병원에는 손가락 봉합 수술이 가능한 의료진이 없었기 때문.
 
A씨는 해당 병원이 주선한 천안지역 전문병원을 찾았지만, 수술 전 PCR 검사에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수술대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 기약없는 기다림에 나선 A씨에게 희망의 불빛이 비친 건 이튿날인 3일 아산 보건소에 연락하면서다. 
 

음압캐리어 속 환자 이송 모습. 충남도 제공

상황을 접수한 아산보건소가 충남도를 통해 전국 20여 개 의료기관과 박보연 충남도 의사회장에 도움을 청했고 천안 나은필병원 김종필 원장이 응답했다.
 
코로나19 감염을 무릅쓴 결정으로 이 후 아산보건소는 의료진에 방호복을 전달하고 천안 동남소방서는 음압 캐리어를 이용해 A씨를 나은필병원으로 이송하는 등 A씨의 수술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 원장은 A씨가 음압 캐리어 안에 있는 상태에서 부상당한 손만 꺼내 수술을 집도하는 기지를 발휘해 감염 위험을 최소화했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김종필 원장. 충남도 제공

김종필 원장은 "병원 내 감염 우려가 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도와 아산시보건소, 도의사회, 의료진 등이 한 마음으로 대응해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긴박한 상황에서 민관이 합심해 도민을 지켜내는 보기 드문 사례"라며 김 원장을 비롯한 의료진 등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