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아깝게 진 게 아니라 끝내 이기지 못한 거다" "처절한 반성으로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 이게 어제 열린 민주당 첫 비대위 회의에서 나온 말입니다. 민주당 비대위. 위원장은 윤호중 전 원내대표,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 씨가 공동비대위원장 맡았고 비대위원으로 권지웅, 김태진, 채이배, 이소영, 조응천, 배재정. 이렇게 6명 뽑혔습니다. 이 가운데 현역 의원은 3명이고 나이로 따지자면 절반이 2030이고요.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큰 진통 없이 비대위가 꾸려진 셈인데. 당 일각에서는 진영과 패권정치의 합작물이다. 이런 비판이 나오기도 하죠. 또 이재명 역할론 외치는 목소리도 들리고요. 비대위원 한 분을 직접 연결해서 쟁점들 짚어보겠습니다. 민주당 비대위 권지웅 비대위원 연결을 해 보죠. 권 비대위원님 안녕하세요.
◆ 권지웅>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선대위에서 청년 선대위원장 맡으셨잖아요.
◆ 권지웅>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 자리에서 토론도 하시고. (웃음)
◆ 권지웅> (웃음) 네.
◇ 김현정> 그런데 이제 선거 끝나고 좀 쉬시는 가 했더니 또 중책 맡으셨어요?
◆ 권지웅> 그러게 말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맡지 않고 쉬면 어떨까 했는데 민주당이 어려운 때라 거절할 수는 없었고 뭐라도 해야 되는 마음으로 함께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빠른 시간안에 슈슈슉 만들어진 비대위여서 이게 어떻게 꾸려진 건가 궁금해요. 그러니까 누가 제안을 해서 수락을 하신 거예요?
◆ 권지웅> 개별 위원들이 어떻게 제안 받았는지 제가 다 알고 있지는 않고요. 저의 경우는 윤호중 원내대표께서 전화를 주셔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윤호중 원내대표가 전화해서 좀 고민하다가 수락. 박지현 위원장도 마찬가지입니까?
◆ 권지웅> 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가 연락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있으니까 그런 요청이 있었던 것 같고 저 역시도 후보께서도 연락을 주시고 그렇게 하기도 했었습니다.
◇ 김현정> 윤호중 비대위원장도 전화하시고 이재명 후보도 직접 전화하고?
◆ 권지웅> 전화까지는 아닌데 하여튼 연락을 주셔가지고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김현정> 박지현 위원장도 그런 걸로 알고 계시고.
◆ 권지웅> 네.
◇ 김현정> 그래요. 비대위 구성 자체에 대해서 먼저 좀 짚어보죠. 사실 당 안팎에서는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맡은 걸 두고 '진영과 패권정치 합작물 아니냐' 이런 비판이 지금 나오더라고요. 노웅래 의원 같은 경우에는 공개적으로 이런 비판 하면서 '당권파가 패권을 놓지 못한 거다' 이런 취지의 말들을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지웅> 그러니까 그런 어떤 비판은 저는 타당하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질문 자체가 이런 건데 윤호중 공동 비대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당내 장악력이 기존의 질서를 지키는데 쓰일 것인가 혹은 아니면 기존의 질서를 바꾸는 데 쓰일 것인가 하는 질문이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그게 지금의 단계로 어느 쪽에 쓰일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저는 좀 어렵다고 생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질서 위에 있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이 됐다는 것에 대한 우려는 저는 타당하다고 봐서 조금 더 지켜봐야 되지 않나, 그래도.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런 우려가 있는 게 타당하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호중 체제에 비대위가 뜰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함도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권지웅> 그러니까 만약에 윤호중 비대위원장 외에 나머지 분들도 기존 질서 체계 위에 계신 분이라면 그런 질문이 훨씬 더 힘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이번에 비대위 구성을 보면 예를 들면 저 같은 사람 그리고 박지현 공동위원장님, 김태진 위원님 그리고 사실 채이배 전 의원이나 조응천 의원 같은 경우도 지금 민주당의 아주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했던 그룹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권지웅> 그래서 이제 새로운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사람들로 다수 구성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대위가 잘 작동되기 위해서는 사실 당내 장악력이 어느 정도는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의 역량이 선용되기를 바라는 어떤 기대가 또 한편으로는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것이 지방선거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또 그런 이유도 있는 거고요?
◆ 권지웅> 맞습니다.
◆ 권지웅> 저는 거기까지는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왜 제가 여쭸냐면 김두관 의원 같은 분은 이재명 후보가 등판을 해서 비대위원장 하시면서 구심점이 돼 달라, 이렇게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어서요.
◆ 권지웅> 그 부분은 사실 이재명 후보가 이제 막 대선을 치렀고 그리고 지방선거는 좀 다른 새로운 힘으로 치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이재명 후보를 위해서도 그렇고, 민주당을 위해서도 그렇고.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은 이재명 후보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당을 위해서 혹은 본인을 위해서의 생각이 좀 앞서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도 드시는 거예요?
◆ 권지웅> (웃음) 제가 그렇게까지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웃음) 알겠습니다. 이재명 후보 재등판 시기는 언제쯤이 맞다고 보십니까?
◆ 권지웅> 그거는 이제 본인께서 좀 고민하시는 대로 움직여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함부로 언제쯤은 꼭 나오셔야 된다 이렇게 말씀드리기가 어렵죠.
◇ 김현정> 아무튼 이런 당내의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비대위가 보란듯이 당의 개혁 작업을 잘 수행해야 할 텐데 권지웅 비대위원이 보시기에, 청년비대위원이 보시기에 가장 큰 당의 문제는 뭐라고 보십니까?
◆ 권지웅> 저는 일단 이 비대위가 지방선거를 잘 치르는 게 핵심 과제인데. 지방선거 때 어떤 사람을 공천할 거냐가 아주 핵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민주당이 가지고 있었던 기득권 정치라는 이미지, 이것을 탈바꿈 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을 해서 공천과정에서 청년들이 혹은 아니면 여성들이 혹은 아니면 새로운 의제를 가진 사람들이 대거 공천되는 모습, 그리고 주요 지자체장에서도 새로운 인물이 드러나게 하는 것,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럼 원인은 (민주당이) 너무나 기득권화 됐다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보시는 거예요?
◆ 권지웅> 그렇죠.
◇ 김현정> 제가 조금 더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사실은 10년 정권 유지설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그게 깨졌어요. 5년 만에 정권교체가 됐단 말입니다.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그 원인을 당 안에서 찾자면 뭐라고 보시는가, 사실 제 질문은 이거예요.
◆ 권지웅> 네, 그 부분에 있어서 하나가 사실은 기득권화 된 어떤 민주당의 모습이 첫 번째라고 생각을 하고. 예를 들면 어떤 문제의 규정에 있어서도 처음에 제시한 방향이 있었습니다. 부동산에 대해서도 그렇고 검찰개혁도 그렇고. 그런데 그것이 틀릴 수 있지 않습니까? 그게 어떤 면에서는 여전히 맞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틀릴 수 있죠. 그러면 그 상대를 설득하든지 아니면 혹은 조정하든지 했어야 되는데 이미 권력을 가지고 있고 그 권력을 놓을 이유가, 흔들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그것을 바꾸지 않겠죠. 그런데 이런 모습들이 누적됐던 게 저는 기득권 정치 이미지를 계속 쌓아왔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당내 이견을 허락하지 않고, 다른 목소리를 설득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 아닌가, 그런 지적 같아요.
◆ 권지웅> 그런 면에서 어떤 반응성이 되게 적었던 것이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그것을 타개할 방법으로 아주 새로운 인물들의 파격적인 공천 말씀하셨어요. 그럼 말하자면 서울시장, 경기지사 이런 분들도 파격 공천해야 한다고 보세요? 아니면 거기까지는 아니에요?
◆ 권지웅> 일단 제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어서 조금 조심스럽지만. 기본적으로는 기존에 문재인 정부가 진행되면서 지금의 국민들의 평가에 책임 있는 사람이 다시 공천되는 일은 막아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책임이 있는 분이라면 어느 정도까지가 책임 있는 분입니까? 말하자면 지금 현역 의원들 이런 분들은 좀 아니라고 보세요?
◆ 권지웅> 현역 의원 모두가 책임있다 저는 이렇게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문재인 정부의 장관이었거나, 아니면 핵심적인 역할을 했거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좀 단호하게 저희가 공천에 개입해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할 수 있게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현역 정치에 발 담고 있지 않았던 분들까지도 파격 발탁하는 이런 거까지도 개인적으로는 구상하세요?
◆ 권지웅> 만약에 민주당의 정신과 맞닿아있고 그분이 정치에 도전할 의사가 있다고 하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이 오시면 더 환영이죠.
◇ 김현정> 그런데 그런 분들이면 사실 조직도 없고 이럴 텐데 이길 수 있습니까?
◆ 권지웅> 그러니까 기존의 질서나 기존의 인지도를 가지고 싸움을 하면 저는 대선의 연장선을 넘어서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연히 새로운 인물이 갖는 리스크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찾아 떠나는 지방선거 과정이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해서. 그쪽으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미 박주민 의원이 서울시장 나간다, 안민석, 조정식 의원 경기도지사 도전한다, 이런 이야기가 보도가 막 되고 있는 와중인데 조금 더 파격적인 것에 대한 고민이 권지웅 비대위원은 있으신 모양이에요.
◆ 권지웅>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비대위원들 각자가 바라보는 개혁방안이 다양하더라고요. 어제 회의보면서 그 느낌이 왔는데요.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공직사회 성범죄, 성비위에 대해서 온정주의를 몰아내겠다, 무관용의 법칙을 적용하겠다, 어제 그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안희정 전 지사 부친상에 문 대통령 비롯해서 당내 의원들이 조화 보내고 조문 보낸 사실을 비판했는데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지웅> 저는 사실 민주당이 국민들의 요구에 반응하지 않는 이미지 중에 하나는 권력형 성비위 사건이 있었을 때 그것을 대처하는 모습도 한편 있었다고 봅니다. 그것이 이제 민주당의 안 좋은 이미지를 다시 또 쌓게 되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박지현 위원장이 단호하게 조치해야 된다고 말씀하신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미 민주당 선대위에서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 부분은 다시 합의해야 될 부분이라기보다는 당연하게 집행하겠다. 단호하게 집행하겠다, 이런 부분으로 이해됩니다.
◆ 권지웅> 저는 이재명 후보님의 워딩을 보더라도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사실은 그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라 이건 꼭 해야 될 법안이다. 이미 했어야 될 법안이다라는 이야기 뒤에, 그럼에도 반대하는 시민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합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하신 거라고 이해해요. 그런데 이제 보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한 조사를 보더라도 국민 10명 중에 9명이 이 법안에 동의를 하고 있고 필요하다고 보고(국가인권위원회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2020년 4월 22~27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 조사), 지난 1월 개신교인 여론조사에서도 찬성이 42%, 반대가 31%로 찬성이 조금 더 높았습니다(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1월 19일~24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개신교인 1000명 대상 조사한 결과). 이 법안의 내용은 이런 거잖아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어떤 존재적 이유로 차별받지 않게 하겠다.
◇ 김현정> 성소수자라든지, 장애인이라든지 이런 차별금지죠.
◆ 권지웅> 그리고 예를 들면 세입자의 경우에도 행정부가 예를 들면 주택을 인허가할 때도 그 주택이 임대주택인가 아니면 분양주택인가에 따라서 사실 차별이 존재했었어요. 그런 부분까지도 포함해서 이건 제가 보기에는 제 주변에 좀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당연히 됐어야 될 건데 아직 안 됐냐, 이런 거여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준석 대표는 민주당이 소수자 정치로 가면 180석 정의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또 이런 우려의 글을 썼어요. 여기에 대해서는 그럼 어떻게 보십니까?
◆ 권지웅> 평등법 제정이랑 좀 이어서 보면 저는 이 평등법 제정이 소수자 정치의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 사실은 어제 발언을 했는데요. 이 부분은 젠더 영역을 넘어서 사실은 시민의 안전의 영역이라 이 이야기를 좀 드렸던 거고, 이준석 대표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민주당이 아주 소수자 정치로만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예를 들면 여성들의 문제, 아니면 어떤 특정 소수자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 정당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보기 때문에 굳이 더 논쟁할 부분이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렇게 비춰진다면, 그거는 오해다' 그런 말씀이에요?
◆ 권지웅> 그렇죠. 그렇게 규정짓고 싶어 하는 이준석 대표의 의지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1분 정도 남았는데요. 짧게 몇 가지만 입장을 확인하겠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반대입니다.
◆ 권지웅> 저는 여성가족부 개편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지금의 요구. 그러니까 청년들의 문제가 여성 혹은 여성을 지원하는 제도 때문에 발생하고 그래서 폐지해야 된다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 김현정> 조만간 윤석열 당선자와 문재인 대통령이 만나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아마 건의를 하는 절차가 있을 거라는 얘기가 들려요. 어떤 입장이십니까?
◆ 권지웅> 저는 사실은 반대하는 입장인데 비대위 자체에서 토론했던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반대세요? 권지웅 위원은.
◆ 권지웅> 네. 저는 지금 이명박 대통령을 사면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것을 굳이 문재인 대통령이 해야 될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국민통합 차원에서 과거에 전두환, 노태우 사면이 인수위 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까? DJ에 의해서. 이때처럼 한번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하는 제안을 할 것이고 아마 문 대통령도 좀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요?
◆ 권지웅> 네. 그러니까 사실은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을 한 바 있어서 '이 부분까지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하는 게 어떨까?' 사실은 깊이 고민하지 못한 부분인데 우선 들었던 생각은 그런 부분이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입장 확인하고요. 또 비대위 활동 해 나가시면서 인터뷰 기회 갖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지웅>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권지웅 민주당 비대위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