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를 둘러싼 수사를 놓고 정치적 오해를 경계해오던 경찰이 대선이 끝남에 따라 본격 수사에 나선다.
14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승렬 청장은 "(대선후보에 대한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되, 수사는 계속 진행해왔다"며 "선거 결과와 관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수사에 정성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중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선후보 관련 수사는 △성남FC 후원금 △김혜경씨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이재명 전 후보 장남의 온라인 도박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비선캠프 △양평 공흥지구 의혹 등이다.
성남FC 후원금 뇌물 의혹은 경기 분당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이 전 후보가 성남FC 구단주이던 2015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두산, 네이버 등 성남시 기업들로부터 구단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 원을 내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사건을 불송치했다. 하지만 고발인이 이의 신청을 하면서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고, 검찰은 지난달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최 청장은 "검찰에서 요청한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다"며 "과거 경찰 수사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 수사를 통해 송치할 수 있고, 보완수사를 실시했음에도 지난 번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장남의 온라인 도박 의혹도 수사 중이다.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7급 공무원이 사무관 배모 씨의 지시를 받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김씨의 식사비 등을 댔다는 내용이다.
장남 동호씨의 온라인 도박 의혹은 국내 한 도박 커뮤니티에 동호씨가 올린 글이 알려지며 불거졌다. 동호씨는 도박을 통해 돈을 따거나 잃었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현재 고발인 조사는 마쳤으나 동호씨는 조사 전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청장은 "수사 상황에 따라서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는 이뤄져야 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들에 대한 소환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밖에도 경기남부청은 이달 3일 검찰로부터 GH 합숙소 관련 고발사건을 이첩받아 검토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22일 국민의힘이 대검찰청에 이헌욱 전 GH 사장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 후보가 경기도지사이던 2020년 8월 GH가 합숙소 명목으로 성남 분당구 수내동 한 아파트에 전세계약을 했는데, 바로 옆집이 이 전 후보 자택인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측은 "이 후보 대선 공약 준비 등에 동원된 것"이라며 비선캠프 의혹을 제기했다.
경기남부청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장모와 관련된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도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윤 당선인의 장모 최모 씨가 운영하는 가족회사(ESI&D)가 경기도 양평 공흥지구 개발을 인허가 하는 과정에서 '개발부담금 0원'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양평군은 2016년 ESI&D측에 개발부담금 17억 5천만 원을 부과할 예정이었다가 2017년 1월 6억 원, 같은해 6월에는 개발이익이 없다며 '0원'으로 확정하고 부과하지 않았다.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양평군은 재검토 후 지난해 11월 뒤늦게 1억 8천만 원을 부과했다.
경찰은 지난해 말 양평군청 사업 관련 부서와 담당 공무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ESI&D에 대한 강제수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 국토부에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 당시 자료를 요청하는 한편, 경기도 도시정책과와 양평군 토지정보과 등을 상대로 개발부담금 관련 조사도 실시했었다.
최 청장은 "(양평군청, 업체 등) 모두 수사대상에 해당 되나, 현재 수사 진행 상황까지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의 진행 절차를 고민해 봐야곘지만, 새로운 정부 출범 이전에 마무리 될 사건도 있고, 계속 이어질 사건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마무리 될 수 있는 사건은 마무리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