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들은
짝을 지어 노래하는구나.
물풀은 우포를 덮고
대자연 속에
우포늪 숨 쉬는 소리가 들려오네.''''
이 노래 ''''우포 사랑가'''' 가사는 우포늪 지킴이 주영학(62세)씨가 지은 것이다. 그는 올해로 8년째 낙동강유역환경청 소속 우포늪 환경감시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중 2년 전쯤 우포늪을 소재로 하는 이 노랫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고 한다. 대자연의 품에 안기면 그처럼 모두 시인이 되는 걸까. 대구 양은그릇 공장에서 일하던 주씨는 IMF 때 회사가 문을 닫아 고향인 창녕으로 내려왔다. 이제는 우포늪에 정이 많이 들었는지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지킴이 노릇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그가 자신의 이름에 맞춰 지은 3행시를 보면 우포늪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주: 주인 손님 가릴 것 있나, 영: 영혼을 모두어갈 대자연인데, 학: 학처럼 우포늪을 놀리라.''''
우포늪의 물안개를 보기 위해 4월 3일 새벽 경남 창녕군 우포늪으로 향했다. 주영학씨의 안내를 받아 5시30분쯤 도착하자 우포늪의 거대한 수면이 어스름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물 위에는 아직 돌아가지 않은, 청둥오리 2-3백 마리가 ''''쮜지지 지이~'''' 소리를 내며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아쉽게도 물안개는 피어오르지 않았다. 동이 틀 무렵까지 사진기를 들이대고 혹여나 물안개를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흐린 날씨 탓에 물안개도 물 건너가고, 일출마저 볼 수 없었다.
그나마 안내인 주씨의 나룻배 타는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장대로 나룻배를 저어가는 모습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가 된 느낌이었다. 주씨는 나룻배를 일부러 흔들어 동심원을 일으키며 사진연출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파란 상의를 입고 있던 그가 사진을 의식해 노란 점퍼를 껴입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의 배려로 나룻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늪 안쪽으로 들어가자, 물가에 늘어선 왕버들이 연초록 싱그러움을 뿜어낸다. 그 자태는 물속에 투영되어 한층 아름답게 보였다.
우포늪 명칭은 이곳의 지세가 소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우포늪은 4개면에 걸쳐 4개의 늪으로 이뤄져 있다. 4개의 늪은 소벌(우포늪), 나무벌(목포늪), 쪽지벌, 모래벌(사지포 늪)으로 불린다. 전체 면적은 854헥타르에 이르며, 담수 면적이 231헥타르(70만평)에 이른다. 수심이 깊은 곳은 2미터에 이르고 홍수 때는 6배까지 물이 차오른다.
우포늪에서는 철따라 각기 다른 철새들과 수생식물을 볼 수 있고, 이곳에 서식하는 어류와 조개류, 곤충류를 관찰할 수 있다. 겨울철새는 시베리아 등 북국 지방에서 여름번식을 마치고 혹독한 추위를 피해 10월쯤 남쪽으로 와서 월동을 한다. 우포에서는 따오기,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천연기념물과 댕기물떼새, 큰부리큰기러기를 볼 수 있으며, 특히 가창오리의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 봄이 되면 번식을 위해 알맞은 온도와 풍부한 먹이를 찾아 남쪽에서 해오라기, 중대백로, 왜가리, 물총새, 쇠물닭 등이 우포늪을 찾아온다.
우포늪 탐방코스는 소요시간별로 1시간, 2시간, 3시간, 4시간 코스가 있다. 자전거로 1시간 탐방코스도 있고, 생태관에서 우포늪 입구까지 소달구지로 탐방하는 20분 코스도 있다. 탐방객은 대대제방을 따라 걸으며 우포늪 전경을 볼 수 있다. 봄에는 자운영 군락, 여름·가을이면 왕버들 군락과 물옥잠, 겨울철에는 큰기러기, 오리, 고니 무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
우포의 흡인력은 대단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알면 알아갈수록 우포는 엄청난 매력으로 송씨를 끌어당겼다. 송씨는 국수집을 하면서 새벽에만 해설사 일을 한다. 국수집 상호는 ''우포가는 길''이다. 지난 3일 안내에 나선 그녀는 마름 목걸이를 달고 나왔다. 겨울이나 이른 봄에는 마름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마름은 잎이 마름모꼴을 하고 있는 식물로 줄기가 7-9cm에 이른다. 지역에선 말밤, 물밤이라고 한다. 송씨가 보람을 느낄 때는 자신의 해설을 들은 관광객이 ''''아 그래, 맞다. 맞다.''''라고 공감할 때다. 자신이 18년 전 우포의 자연과 교감했듯이.
우포를 한 번 찾은 사람은 대부분 다시 찾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냥 생각 없이 왔다가 계속해서 찾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우포를 찾은 사람을 대할 때 송씨는 가장 기분이 좋다. 다시 우포를 찾은 사람들은 송씨를 다른 의미의 ''''우미녀''''로 부른다. ''''우포의 아름다운 여자, 우미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