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을 내준 집권여당 민주당의 현 모습이다.
민주당은 13일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박지현씨를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또 한 명의 공동위원장은 윤호중 원내대표다. 대선에서 패한 당 지도부가 당을 수습하겠다고 나섰다.
곧바로 당 일각에서 반대가 쏟아졌다. 김두관, 양기대, 이수진, 정춘숙 의원은 윤호중 비대위원장 체제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이재명 전 후보가 비대위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이른바 친문과 비문이 지방선거 공천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지고도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가 나오고 선거포상이 논의되는 것은 이만하면 선전했으니 현 체제 유지도 괜찮다는 해석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친상에 조화를 보냈다.
도대체 청와대나 집권여당에게 위기감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 실망에 빠진 지지자들이 기대하는 성찰과 혁신이라는 지상명령이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선거는 1표만 져도 패배다. 탄핵 민심을 등에 업고 출범한 촛불정부가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처참한 패배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한다.
당연히 당 혁신을 위한 대책이 폭포수처럼 쏟아져야 할 때다.
그런데, 친문과 반문 간의 고질적인 반목과 내분의 그림자만 드리우고 있다.
8명의 비상대책위원 구성도 정치적 비중과 외부 영입인사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결국 현재 당 지도부의 의지대로 비대위가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질서있는 수습'이라는 것은 당 혁신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집권여당의 믿는 구석은 원내 172석이라는 거대야당의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민주당의 대선패배는 이런 오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조국사태와, 윤미향 사건, 위성정당 사태, 단체장들의 잇따른 성추행 사건에 대한 대처도 이런 오만과 무능, 안일함에서 시작됐다.
내로남불과 선택적 정의에 분노한 국민들이 윤석열 당선인에게 표를 던진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도 반성없는 오만 끝에 참패했다.
지난 3.9 대선도 그 연장선이었다. 민주당이 여전히 참패의 원인을 물타기하고 혁신을 외면할 경우 다가올 6월1일 지방선거는 3연패의 마당이 될 것이다.
0.73% 패배에 정치적 승리의 의미는 한 뼘도 들어가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