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는 쇄신의 뜻으로 △성폭력 범죄 무관용 원칙 △여성·청년 공천 확대 △양당 구조 혁파 △대장동 특검 추진 등 과제를 제시했다.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첫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에 확진된 박 공동위원장은 화상을 통해 첫 순서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민주당은 선거 결과만 기억할 게 아니라 5년 동안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불리며 누적된 행태를 뚜렷이 기억해야 한다"면서 "47.8%의 국민적 지지에 안도할 게 아니라 패배의 원인을 찾고 뼈저리게 반성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갈라치기를 종용하고 부추기고 차별과 배제가 시대 과제인 것처럼 쫓아가기 바빴다"며 "권력형 성범죄, 성비위에도 최소한의 피해자 배려도 없이 자신의 위치와 권력을 남용하고 2차 가해에도 사과하지 않고 모르쇠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쇄신과 변화에 발맞춰 여성과 청년에게 공천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여전히 절대 다수가 남성인 정치에서 여성과 청년, 청소년,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담아야 한다"며 "가산점과 할당제에 얽매지 않고 젊은 정치인이 더 도전하고 기회를 가지며 활약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편하겠다"고 공언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도 "오늘 비대위는 과녘이다. 고치고 바꿀테니 모든 화살을 쏴달라"며 "뿌리부터 모든 걸 다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 연령에서 10만명에 가까운 분들이 민주당의 변화를 촉구하면서 회초리를 들고 입당해주셨다"며 "변화를 요구하는 이분들의 목소리를 반드시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정치개혁 과제와 코로나19 지원책 마련 등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식을 두고 국민의힘 측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모두 주장했고 국민적인 관심이 많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권지웅 비상대책위원은 "다당제 정착을 위한 정치개혁을 이번 지방선거 때부터 하고 청년을 대거 공천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기초의원을 선거구 내 3~5명으로 확정해 다당제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별금지법이라고 불리는 평등법 제정 논의도 본격화 해야한다"며 "이번 지방선거를 평등법 제정을 미룰 핑계가 아니라 평등법 제정을 설득할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소영 위원도 "이번 지선에서 젊고 유능한 사람들이 대거 등장할 수 있도록 혁신적 공천을 해야한다"며 "대선 과정에서도 전체 광역의원, 기초의원 30% 이상을 2030 청년으로 공천해 민주당이 2030당이란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조응천 위원은 "비대위를 최소한 작년 4·7 재보선 패배 직후에 만들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든다"며 "아마 그때가 국민들이 민주당에 마지막 반성 기회를 줬을 때가 아닌가 싶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대선 과정에서 약속했던 정치개혁 입법, 대장동 특검법도 이번 정부 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녹록지 않은 선거 환경이지만 시스템 공천을 통해 잡음을 최소화하고 청년·여성 공천 약속을 지켜 지방선거 승리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채이배 위원은 "안타깝게도 국민의힘은 기득권 유지를 위해 정치개혁을 거부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설득하기 위해선 원내뿐만 아니라 원외 정당까지도 정치개혁에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한국 정치의 발전과 대한민국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함께 해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회의가 끝난 후 비대위 첫 인선이 이뤄졌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사무총장으로 김영진 의원이 유임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인선 배경에 대해 박 대변인은 "당이 현재 비상체제인 만큼 당의 전반적인 일을 하고 총괄을 맡아야 하는데 다른 신임 사무총장이 오면 업무 파악을 해야 하지 않나"라며 "유임을 통해 내부 업무를 이어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