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시 후보 단일화에 응한 안 대표를 위원장에 낙점함으로써 국민통합 메시지를 던진건데 향후 인수위원과 총리 등 국무위원 인선 등에서도 국민통합 기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시에 정점을 향해가는 코로나19 상황과 정권교체의 불씨가 된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 그리고 차츰 도발 강도를 높여가는 북한과의 관계 등 윤 당선인이 풀어나가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인수위원장에 안철수 '국민통합' 이행 메시지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안 대표를 인수위원장으로 지명했는데 대선 이후 이틀 만에 타당 대표인 안 대표를 만나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다시 이틀 만에 안 대표를 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속전속결로 인수위를 구성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안 대표는 저와 국정운영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선거 이후에도 제가 요청해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안 대표는 인수위를 이끌 의지가 있고, 저 역시 (안 대표가)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동시에 안 대표가 호남에 지분이 있고 중도층이 주 지지기반이라는 점에서 당선 이후 던진 국민통합 메시지를 이행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은 국민통합 아젠다를 실행할 조직으로 국민통합위원회를 인수위 내에 신설하기도 했다.
다만, 48.56% vs 47.83%라는 이번 대선 결과가 보여준 것처럼 진영간, 세대간, 지역간, 성별간 극심한 대립과 불신이 단기간에 봉합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대통령 다 실패한 국민통합, 尹 해낼까?
윤 당선인은 이날도 "과거 남녀 집합적 차별이 심해서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여가부를) 만들어서 많은 법제를 통해서 역할을 해왔는데 지금부터는 개별적, 구체적인 불공정 사례라든지, 범죄적 사안에 대해 더 확실하게 대응하는게 맞다"면서 "이제는 좀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않았느냐 (생각한다)"면서 공약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에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행 이행 과정에서 또 다른 대립과 반복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특히, 172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여가부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편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 다시 진영 갈등으로 번질 공산이 있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원 추가 구성과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인선에도 국민통합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국민통합은 실력있는 사람을 뽑아서 국민을 제대로 모시고, 각 지역이 균형발전 할 수 있도록 지역발전의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하고 이것이 우선"이라고 인사 원칙을 밝혔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 역시 국민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지만 결국은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다. 10년 전 인수위를 꾸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인수위부터 온건파 대신 강경 보수 일색의 인사들로 채우면서 약속를 져버렸다.
인수위 없이 바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2017년 5월 10일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되는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며 국민통합을 외쳤지만 오히려 반대진영으로부터 국민을 갈라치기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다만, 윤 당선인의 경우 정치입문 7개월여 만에 대통령에 당선되며 특정 진영에 오래 몸담지 않아 이런 진영 논리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에서 역대 다른 대통령들에 비해 국민통합 아젠다를 실행하는데 걸림돌이 덜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출신 역대 대통령 후보 가운데 호남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그밖에도 매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40만명에 육박하며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코로나19 사태와 그로 인한 자영업자 등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 문제, 그리고 민심을 이반시키며 5년 만에 정권이 바뀌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 여기다 최근 잇따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시험을 벌이며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과의 관계 등 인수위 단계부터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현안들이 윤 당선인의 어깨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